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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사업' 기회 모색하는 '전략통' 지영조 사장 [현대자동차를 움직이는 사람들]⑦삼성 미전실 출신, 2017년 합류…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기여

유수진 기자공개 2022-02-08 11:18:52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0년 10월 취임 이후 두 차례의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완성했다.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말이 있듯 누구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좌우되는 게 당연지사.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고자하는 정 회장의 꿈을 현실로 바꿔줄 핵심 인물들은 누구일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3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신사업 발굴을 맡고 있는 지영조 이노베이션담당 사장의 이력서엔 국내외 다수의 기업을 거치며 컨설팅과 경영전략을 책임져온 기록이 빽빽하다. 현대차그룹에 새로 둥지를 튼 건 2017년 2월. 그때부터 만 5년째 신성장동력 발굴과 개발 등 미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2017년 전략기술본부 출범, 그랩·오로라 등 전략투자 '확대'

지 사장이 현재 이끌고 있는 이노베이션담당의 전신은 '전략기술본부'다. 작년 초 조직개편에서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역할이 달라지진 않았다. 키워드는 '신사업'이다. 미래 핵심사업 관련 기술 연구개발과 신규 비즈니스 플랫폼 구체화로 통합적 미래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략기술본부를 신설한 건 2017년 2월이다. 연구개발본부 안에 있던 신사업 관련 부문을 떼어내 전략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인 지 사장(당시 부사장)을 데려다 연구소장에 앉혔다. 요즘은 실력 중심의 외부인재 영입이 '일상'이지만 당시만 해도 그리 흔치 않을 때였다.

2017년 이스라엘 '대체연료 &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에 참석한 지 사장. <사진=현대차>

전략기술본부는 출범 초기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관장한다는 이유였다. 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차와 정보통신(IT)간 융복합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며 신기술 확보와 사업화 과정에서 외부와의 협력이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 기획 전략가와 선행기술 엔지니어, 사업화 전문가 등으로 조직을 꾸리고 다양한 인재 영입에 속도를 붙였다.

삼성에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등을 담당했던 인물이 수장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포스트 정몽구' 시대를 앞두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확실히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정의선 회장(당시 부회장)이 존재감을 굳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숙제기도 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전략기술본부에 적잖이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 사장은 기대에 적극 부응했다. 전략기술본부 출범 이후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투자가 대폭 늘었다. 2018년과 2019년 주요 투자 및 협업 사례가 각각 20건 이상이다. 2018년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싱가포르)과 고성능 레이더 전문 개발 스타트업 메타웨이브(미국), 자율주행 선도기업 오로라(미국) 등에 전략투자를 실시한 게 대표적이다. 그랩과 오로라 등에는 추가 투자도 단행했다.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는 정의선 체제의 특징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스타트업이나 대학, 연구소들과 적극 협력하고 투자나 M&A도 진행한다. 범위도 자동차 뿐 아니라 인공지능과 로봇, 에너지,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등을 포괄한다. 정주영 창업주의 유산이었던 '독자기술 개발'의 한계를 넘어 조기에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신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삼성 미전실 출신, 정 회장 체제 '전략통' 부상

1959년생인 지 사장은 서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 브라운대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를 모두 마쳤다. 외교관이었던 부친 영향으로 외국 문화에 익숙하고 유창한 영어실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세네갈과 핀란드 대사를 지낸 지성구 전 대사가 아버지고 다국적 출판사 엘스비어의 지영석 회장이 동생이다.


졸업 후 첫 직장은 미국 AT&T 벨 연구소였다. 이후 전략 컨설팅기업 맥킨지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경영전략 등을 컨설팅해주는 역할을 했다. 액센츄어에선 아태지역 총괄을 맡아 이동통신 사업자의 마케팅과 R&D, 사업전략 등에 대한 각종 전략 컨설팅을 10년동안 수행했다.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건 2007년이다. 2015년까지 전무와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신사업과 M&A, 플랫폼, 서비스, 산업 혁신 등 전사 전략을 담당했다. 이후 2017년 2월 현대차그룹에 합류했고 이듬해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본격적인 정 회장 체제 개막과 함께 그룹 내 '전략통'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인사 이동 없이 같은 길을 걸어오고 있다. 다만 최근 조직 내 역할이 일정부분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CES 2020' 당시 직접 발표자로 나서 현대차가 구현하고자 하는 모빌리티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했으나 지난해 전략기술본부를 포함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모빌리티 관련 조직이 신설된 TaaS본부 산하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과 무관하게 지 사장은 흔들림없이 신사업 발굴과 신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현대차가 외부와 손을 잡는 자리엔 늘 그가 있다.

가장 최근엔 지난달 25일 싱가포르를 찾아 '미래 교통수요 분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지에서 스마트시티를 연계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향후 모빌리티 및 스마트 솔루션 관련 신사업을 실증하기 위한 기반 마련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자동차 생애주기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자 2020년부터 이곳에 글로벌 혁신센터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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