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중대재해처벌법 대비 실태 점검]이마트, CFO 직속 'CSO' 묘수될까'대표이사·지원본부장·안전품질담당' 수직체체 구축, 경영책임 분산 모색

이효범 기자공개 2022-02-15 08:19:1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지난해말 안전관리 조직을 확대하고 CSO(최고안전책임자)를 선임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관리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조치였다. CSO 역할은 수년간 CSR(사회공헌활동)을 담당해온 임원에게 맡겼다.

눈에 띄는 부분은 CSO를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두기보다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이끄는 지원본부 산하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지원본부장은 인사, 재무, 법무 등 영업외 업무를 총괄한다. 안전관리 조직 체계상 중간관리자 역할을 부여해 강희석 대표이사의 부담을 줄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중대법 대응 전담조직 '담당'으로 격상

이마트는 지원본부 산하에 있는 안전관리팀과 품질관리팀을 통합해 안전품질담당이라는 직책을 두고 있다. '담당'은 조직 편제 상 본부장과 팀단위 조직의 사이의 직책이다. 그동안 단일 팀이었던 안전관리 조직을 담당으로 격상시킨 셈이다.

안전품질담당은 박승학 상무가 맡고 있다. 그는 2020년 정기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고 CSR담당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마트가 강조하는 사회공헌 업무를 수년간 담당해왔다. 이에 앞서 점포운영담당 임원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모든 매장에 안전관리자를 배치해 두고 있다. 또 각 매장에는 안전관리와 관련된 안건을 논의할 수 있는 비상시기구인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둔다. 본사 안전관리 조직이 매장의 담당자와 위원회를 통해 현장을 목소리를 반영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수립, 보완하는 구조다. 매장에서는 안전보건경영방침을 게시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마련, 정기적으로 임직원 교육을 실시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안전관리와 관련된 안건이 있을때 마다 비상시적으로 소집되는 조직"이라며 "기본적으로 안전사고가 벌어졌을 때 직접 대응하고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한 개선책을 찾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CEO와 CSO 사이' CFO 배치, 경영책임자 역할 분산될까

이마트의 안전관리 조직 체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CSO와 전담조직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두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CSO를 지원본부 소속으로 배치해 '대표이사-지원본부장-안전품질담당'으로 이어지는 조직체제를 갖췄다.

다수의 기업들이 중대법 시행을 전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CSO를 두고 안전관리 전담 조직을 만드는 것과 사뭇 다른 대목이다. 중대법상 안전보건 관리에 책임을 지는 '경영책임자'는 원칙적으로 대표이사다. CSO를 직속으로 두는 것은 안전관리 현안을 직접 챙기는 동시에 CSO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도 있다.

이마트의 CSO가 소속된 지원본부는 인사, 재무, CSR, 법무, 정보보안 등 영업 지원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강승협 상무가 본부장을 맡고 있다. 강 상무는 CFO로서 경리 및 회계업무를 맡는 재무담당과 사업관리 업무를 하는 관리담당을 역임해오다 2020년부터 지원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또 이마트 이사회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사회 산하 4개 위원회 가운데 감사위원회를 제외하고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에 모두 참여한다.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내 다양한 영역에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가 대표이사와 CSO 사이에 CFO를 두는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중대법상 경영책임자인 강희석 대표이사의 책임소재가 분산될지도 주목된다. 중대법에서 사업의 대표자이자 사업 경영의 총괄책임자에게 종사자의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도록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다만 법상 경영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규정된다. 이 중 후자는 사업 또는 사업장 전반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조직, 인력, 예산 등에 관해 대표이사 등 경영책임자에 준하여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등 최종 결정권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고용노동부의 중대법 해설서에 따르면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그에 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경영책임자 등에 해당할 수 있다. 또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 이행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도 부담할 수 있다'고 언급돼 있다.

강 대표가 안전관리 업무를 두고 CFO와 CSO에게 위임한 권한과 책임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해설서는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 여러 명이 있는 경우에는 '개별 사안마다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불이행에 관한 최종적 의사결정권의 행사나 그 결정에 관여한 정도를 구체적으로 고려해 형사책임이 부과돼야 한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마트 관계자는 "안전관리 업무와 관련된 예산과 인력 확보를 한층 더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인사와 재무 조직을 갖춘 지원본부 산하에 CSO를 배치 한 것"이라며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이사는 안전관리 업무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