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승계 ‘자금줄’ 한화토탈, 배당 다시 늘어날까 실적 개선돼 배당여력 커져... 한화임팩트 신사업 지원 강화할 듯
강용규 기자공개 2022-02-17 08:12:2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4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내 ‘소그룹’으로 불리는 한화에너지 계열이 신사업 발굴 및 투자 확대의 기조를 내세우면서 자금 확보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계열에서 자금줄 역할을 맡아 온 한화토탈이 높은 수준의 배당을 재개하면서 신사업 관련 행보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한화토탈은 2021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만 1437억원으로 2020년 전체 순이익 1150억원보다 많았다. 2021년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5895억원이었다.
2021년 4분기 순이익은 3분기보다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상승 탓에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화토탈은 화학사업과 정유사업(에너지부문)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는데 지난해 1~3분기 화학사업의 비중이 75%에 이르렀던 만큼 화학 원재료값 상승은 전체 수익성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쳤을 공산이 크다.
다만 이 기간 정유사업이 화학사업의 수익성 감소분을 상당 부분 상쇄했을 것으로도 추정된다. 국제유가 상승이 각종 정유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정유사업의 수익성은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3분기에 다소 못 미치는 순이익을 내는 수준에서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21년 전체로 보면 전년보다 이익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화토탈은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와 프랑스 에너지회사 토탈(Total)의 50대 50 합작사다. 비상장사인 만큼 높은 배당성향으로 두 모회사에 현금을 밀어올리는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이익이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배당 규모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최근 5년(2016~2020년) 한화토탈의 순이익과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70% 이상의 높은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을 유지해왔다. 화학과 정유의 업황 동반부진이 본격화했던 2019년에는 순이익 감소 속에서도 100%에 가까운 배당성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화토탈이 이익을 배당금으로 밀어올리는 데 얼마나 힘을 쏟는지를 알 수 있다.
한화토탈 배당규모 확대는 한화임팩트의 투자여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9월 사명을 한화종합화학에서 지금의 한화임팩트로 바꾸고 화학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 및 투자확대를 천명했다. 김희철 한화임팩트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이름에서 ‘화학’을 뺀 것은 더 이상 화학회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며 “친환경과 바이오를 중심으로 사업을 할 계획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한화임팩트의 신사업 관련 행보를 놓고 한화에너지를 활용한 그룹 경영권 승계 준비가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임팩트의 지분 52.07%를 보유한 회사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맏아들인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사장이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2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지분 25%씩을 들고 있다.
한화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한화에너지의 합병을 통해 오너 3형제가 한화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승계의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너 3형제가 한화 지분을 많이 확보하려면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 확대를 통해 합병비율을 최대한 유리하게 산정받아야 하는데 자회사 한화임팩트의 기업가치 확대가 그 길 중 하나다.
이에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8월 김동관 사장의 ‘태양광 멘토’로 잘 알려진 김희철 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태양광사업) 대표이사 사장에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의 대표이사를 함께 맡기는 인사를 실시했다. 김희철 사장에 ‘승계 도우미’의 역할이 주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해 9월 김희철 사장은 한화토탈 기타비상무이사에도 선임돼 한화토탈 이사진에 새롭게 합류했다. 한화토탈의 배당이 한화임팩트-한화에너지로 흘러들어가는 만큼 한화토탈의 ‘자금줄’로서의 기능을 면밀하게 관리하겠다는 인사조치로 보인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원래 한화토탈은 그룹에서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계열사 중 하나였다”며 “실적이 대폭 개선되는 만큼 배당규모도 확대해 한화임팩트의 신사업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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