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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디지코 전환 실험]'메타버스·NFT' 도전장…전통산업 간 동맹 통할까③지니뮤직·KT알파 등 그룹사가 보여준 가능성…신한과 DX 성과 의구심 해소 과제

이장준 기자공개 2022-02-22 08:02:42

[편집자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하고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서 새로운 '몸값'을 인정받겠다고 나섰다. 디지코 전환을 주도한 구 대표의 임기가 내년 초 끝나는 만큼 올해에는 뚜렷한 성과와 주가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디지코 KT가 그동안 시도한 변화와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서도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토큰(NFT)은 주가 부양의 '재료'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 전환을 자처한 KT 역시 마찬가지다. 연초부터 구현모 대표이사의 주문 하에 그룹사들은 줄줄이 메타버스·NFT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KT는 신한은행과 미래 성장 디지털전환(DX) 사업 협력 차원에서 지분을 교환하며 '핀테크 동맹'을 맺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양사는 탄탄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NFT에 기반한 디지털자산을 발행·거래할 계획이다.

다만 방향성이 다소 모호하고 성과가 가시화하지 않아 주가 상승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형국이다. 게임사 등 다른 ICT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데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전통산업 간 결합이 ICT 분야 최전선에서 얼마나 폭발력을 지닐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

◇KT그룹사, 작년 말부터 메타버스·NFT 사업 러시

KT 그룹사 가운데 가장 먼저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건 IT 서비스 전문 자회사 KT DS다. KT DS는 자체 개발 메타버스 솔루션 'K-바람(VaRam, Virtual Reality as you want to make)'을 토대로 교육전문기업 이투스의 학원교육 서비스를 메타버스로 구현했다. 작년 12월 메타버스 교육플랫폼 '엘리펀(Elifun)'을 선보이고 올 들어 여기 KT 클라우드까지 탑재했다.

지니뮤직 역시 최근 유망 메타버스 게임 개발사 해긴과 손잡고 라이브 메타버스 음악 토크쇼 '리슨(L1STEN)'을 개최했는데 글로벌 K팝 팬 30만명이 접속했다. 해긴은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넵튠의 투자를 받을 정도로 메타버스 역량을 인정받은 하우스다. 비록 외부 플랫폼을 빌렸지만 추후 음원 등 콘텐츠를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 가능성을 엿봤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T DS, 지니뮤직, KT알파 메타버스/NFT 사업 및 제휴 내용

메타버스와 NFT를 아울러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고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그룹사도 있다. 옛 KTH와 엠하우스가 합병해 탄생한 KT알파가 여기 해당한다. KT알파는 지난달 한국토지신탁, 후오비 코리아와 메타버스 제휴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 3사는 가상토지·부동산 등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KT알파는 ICT 역량을 기반으로 '옴니버스 메타밸리(Omnibus MetaValley)'의 월드 맵 플랫폼을 구축하고 쇼핑, 콘텐츠 등 서비스를 발굴해 운영키로 했다. 아울러 아트테인먼트 업체 레이빌리지와 NFT 사업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레이빌리지 소속 작가의 작품을 NFT 상품으로 기획해 K쇼핑 라이브커머스 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자산 부자' KT, 아직은 방향 설정뿐…구체화 이후 주가 반등 기대

그룹사들이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이를 아우를 수 있는 그룹 차원의 단일 플랫폼이 없는 건 아쉬움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작년 7월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KT는 아직 별도 메타버스 플랫폼이 없어 그룹사의 경쟁력이 분산되는 측면이 있다.

물론 KT는 올 초 신한은행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분까지 교환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양사는 AI, 메타버스, NFT, 빅데이터, 로봇 등 영역에서 미래금융DX과 플랫폼 신사업을 중심으로 23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KT(통신)와 신한은행(금융) 모두 전통산업으로 치부돼 시장에서 홀대받아온 만큼 주가 부양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KT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2배, 신한은행의 모회사 신한금융지주의 PBR은 0.47배로 엇비슷한 처지다.

더욱이 구현모 KT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주가 부양을 제1의 목표로 제시했다. 신한지주 역시 CEO 성과평가에 주주가치 관련 지표인 총주주수익률 등을 활용하니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니즈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고객 수도 많기는 하나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두 회사가 결합해 신사업에서 얼마나 역량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아울러 공동사업 추진 결의만 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이 담기지 않아 주가 상승효과가 미미했다.

*출처=네이버금융

KT는 보유한 자산을 토대로 성과를 거둘 잠재력은 충분히 갖고 있다. 다음 달 스토리위즈의 웹소설·웹툰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KT NFT Beta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부동산, 스포츠 등 KT그룹의 자산을 NFT와 접목할 계획을 갖고 있다. BC카드, 케이뱅크, KT알파 등 그룹사는 물론 블록체인 전문기업이나 자산 보유 기업과 제휴 협력도 검토 중이다. 다만 KT가 꿈꾸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야 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KT 관계자는 "KT는 BaaS(Blockchain as a Service), 데이터체인(Data chain) 등 기존 보유 기술을 접목해 보안적으로 우수하고 NFT 사용자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며 "사업적으로는 다양한 그룹사들이 보유한 자산 기반으로 현재 시장에 없는 다양한 상품을 기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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