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CBI'가 미국 바이오기업 '키네타' 지분을 늘릴 실탄을 재장전한다. 종속기업을 거친 주식 교환 방안을 철회하고, CBI가 조달한 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키네타 2대주주에 올라 국내 기업공개(IPO)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코스닥 상장사 CBI는 키네타 추가 투자 방안을 재정비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마련한 현금 147억원을 키네타 지분 취득에 쓸 방침이다. 지난 15일 납입이 미뤄지던 3자배정 유상증자 금액과 배정 대상을 바꿔 재원 마련에 들어갔다.

유상증자 조달금액은 170억원에서 147억원으로 조정했다. 발행가액 2248원 기준으로 전환우선주 658만0604주를 발행한다. 납입자는 CBI 100% 자회사인 CBI USA에서 지브이비티4호조합과 RLB 홀딩스(Holdings)로 교체했다. 지브이비티4호조합과 RLB 홀딩스가 각각 100억원, 48억원을 분담한다. 납입일은 오는 25일까지다.


CBI 지배주주인 그로우스앤밸류디벨로먼트가 움직였다. 그로우스앤밸류디벨로먼트는 이호준 CBI 사내이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경영컨설팅 기업이다. 업무집행사원(GP)으로 투자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그로우스앤밸류디벨로먼트는 자본금 100억원 규모 지브이비티4호조합 지분 10%를 보유한 최다출자자다.

RLB 홀딩스의 자금력도 충분하다. 자산총계 909억2000달러(약 109억원)는 모두 자본금이다. 키네타 이사인 레이 바토직(Raymond Bartoszek)이 최대주주(지분 50%)로 있는 곳이다.

CBI는 유상증자로 조달할 147억원을 모두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배정했다. 코스닥 상장사 '율호'가 보유 중인 키네타 주식과 키네타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 인수가 유력하다. CBI는 현재 CBI USA를 통해 키네타 지분 8.23%를 보유하고 있다.

키네타는 오경원 CBI 대표이사와 이호준 이사가 지난해 1월 CBI 경영권 인수 후 공들인 투자처다. 국내 IPO까지 염두에 두고 투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유진투자증권과 IPO 주관사 계약도 체결했다.

키네타는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자산총계는 164억원 규모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9억원, 영업손실은 13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CBI USA를 키네타 투자 거점으로 삼으려 했다. 지난해 5월 CBI가 CBI USA에 118억원을 출자하고, CBI USA는 CBI에서 들어온 자금으로 키네타 신주 529만1005주(지분 8.23%)를 사들였다.

추가 투자는 기존 키네타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과 CBI가 CBI USA에 발행할 전환우선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짰다. 지난해 5월 CBI USA는 CBI 전환주식 81만9433주를 숀아이디나토 키네타 최고경영자(CEO) 외 주요 주주 9명이 보유한 주식 734만4333주(의결권 주식 292만4669주, 무의결권 주식 441만9664주)와 교환하는 계약을 맺는 합의(Letter Agreement for Exchange Agreement)를 체결했다. 최종 계약은 오는 28일 진행하고, 1년 안에 주식을 교환하는 수순이었다.

돌발 변수가 터지면서 투자구조를 손봤다. 법률 검토 과정에서 CBI USA가 모기업인 CBI 전환우선주를 취득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CBI가 유상증자 발행 대상 바꾸고, CBI USA가 키네타와 주식 교환을 철회한 이유다.

CBI는 키네타 2대주주 지위를 노리고 있다. 키네타 최대주주는 숀아이디나토 CEO다. CBI는 키네타에 자금을 지원하는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은 맡는다. 지난해 6월 숀아이디나토 CEO와 크레이그필립스(Craig W. Philips) 키네타 프레지던트(President)가 CBI 사내이사로 합류해 결합도를 높였다.

CBI 관계자는 "키네타 추가 투자는 CBI가 확보한 현금으로 진행하려 한다"며 "CBI는 키네타 FI이자 전략적 동반자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