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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에 정착못한 '태양광', 시장악화에 철수결정 전사 방향성과 불일치, 시너지창출 난해 판단…중국 저가공세로 적자 지속, 12년만에 종료

손현지 기자공개 2022-02-24 13:33:58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3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12년만에 태양광패널 사업을 종료한다. LG전자는 LG그룹이 쏘아올린 태양광 발전사업 중 전지·모듈 부분을 분담해왔지만, 내부적으로 태양광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 전담할 사업본부도 마땅치 않아 조직개편마다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했다.

최근 태양광 시장환경이 악화된 점과 맞물려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태양광은 과거와 달리 중국업체들이 점령을 한 상태라 LG전자를 비롯해 한화큐셀 등 국내기업들은 적자기조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격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힘들 뿐 더러 LG그룹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는 판단에 사업을 접었다.

◇"어디붙여야 할지"…경영진마다 풀지못한 '태양광 조직 활용법'

LG그룹이 태양광 발전 사업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본무 전 LG 회장이 확신을 가지고 무려 460억원을 출자해 LG솔라에너지를 신설하면서 시작된 신사업이었다. LG전자도 태양전지 사업을 구성해 사업을 이어왔다.

LG전자 본격적으로 조직이 꾸려진건 2010년부터였다. 당시 태양광 조직은 AE사업본부 산하로 편재돼 출범한 이후, 줄곧 사업본부에 소속되지 못했다. 단독조직으로서 떨어져나와 R&D인력 중심의 연구소 형태로 운영됐다. '솔라(태양광)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오다가 2019년에서야 신설 본부인 'BS사업본부'로 편입됐다.

그간 태양광 조직이 사업본부로서 인정받지 못했던건 한자리수에 불과한 낮은 마켓시어 영향이 컸다. LG전자는 줄곧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왔는데, 글로벌 태양광 시장 흐름은 '저가' 제품 판매쪽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에 중국업체들이 주도권을 잡으며 가격경쟁이 치열해졌다. 수년간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1%대에 머물렀다.

LG전자 관계자는 "태양광패널 시장은 중국업체들이 장악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며 "경영진도 비교적 오래전부터 태양광 사업 방향성, 지속 가능성을 고심해왔다"고 말했다.

◇BS본부 정착? NO, 시장점유율 1%대 적자 관측

태양광 전담조직(에너지사업부)은 2019년부터 비즈니스솔루션(BS, Business Solutions)본부로 편입됐다. BS본부는 구광모 회장이 2018년 기업간거래(B2B)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단독재편한 조직이었다.

구 회장을 비롯해 LG전자 경영진이 태양광 조직을 BS사업본부로 편입시킨 배경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B2B사업은 호흡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 편이다. 계약 성사 이후 다음 비즈니스를 이어가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린다. 전자제품을 자주 교체하지 않기 때문에 교체 수요 대신에 '추가 수주'를 노려야한다. 새로운 고객확보까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기에 실적 측면의 압박이 크지 않은 사업본부였다.

다만 BS본부 입장에서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부서는 아니었다. 구 회장이 기업간 거래(B2B) 영업을 주목한 건 '로봇·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IT 혁신기술로 확장에 활용하기에 유리하다는 점이었다. 빌딩, 병원, 기업 등에 대량으로 제품이 들어갈 경우 추후 유지보수, 서비스 운영 등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유인이 생긴다.

다만 태양광 패널 등 에너지 분야는 BS본부와는 결이 달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토털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확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한화큐셀 IR자료 캡처
태양광 시장 상황도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LG전자의 태양광사업 매출은 2019년 1조1000억원대에서 2020년 8000억원 대로 하락했다. 사업부의 실적을 별도로 공시하진 않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전언이다.

경쟁사인 한화큐셀 역시 작년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매출은 2020년 말 1조1624억원에서 작년 말 9900억원으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24억원에서 1533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물류비용이 상승하며 영업환경이 악화됐다, 올해 1분기도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결국 LG전자는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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