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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천보, 주가하락에 메자닌 밸류 부담 덜었다PER 지난해 100배에서 최근 65배로 낮아져...불리한 딜 조건 상쇄 '완판'

오찬미 기자공개 2022-03-02 07:43:0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4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소재기업인 천보가 대규모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에 더해 메자닌(주식 연계 채권) 일부에는 콜옵션까지 부여되면서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던 딜이다. 그러나 주가 하락이 투심을 긍정적으로 움직였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천보는 지난 22일 전환사채(CB) 25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500억원을 발행했다. 아우름자산운용(800억원), 르네상스자산운용(500억원) 등이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딜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천보의 높은 성장성을 믿고 투자에 나섰다. 천보는 2년새 2차전지 시장의 성장 수혜주로 꼽히면서 시가총액이 급등했지만 여전히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CB, BW의 만기는 5년이며 쿠폰금리와 만기이자율은 모두 0%로 설정됐다. 발행가액은 기준 주가에 할증 10%를 부여한 31만8150원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기관투자자(LP)들은 천보 투자에 다소 부담감을 나타냈다. 피어그룹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을 때 적정 밸류 대비 다소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천보의 주가(지난해 12월 30일 종가 34만8600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8.4배였다. 여기에 10%를 할증한 값은 약 38만4900원으로 이를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주당이익으로 나누면 예상되는 PER이 대략 100배에 육박했다.

상장 당시 천보의 밸류에이션 측정에 포함된 피어그룹의 PER 평균(약 72배)보다 30% 넘게 높은 수준이었다. 밸류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던 배경이다.

당시 한 기관 투자자는 "전방산업 호황으로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이미 시가총액이 너무 뛰었다"며 "할증 10%를 붙이면 PER이 100배 가까이 나와 투자 검토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메자닌 딜 투자 구조도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설정됐다. 천보는 2023년 2월부터 CB, BW 최대 50%를 되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최초 행사가액의 130%를 초과하면 30%, 150%를 초과하면 50%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

투자자는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더라도 절반 가량은 일정 수익밖에 받을 수 없어 투자 매력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악화된 투심은 최근 천보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극적으로 해소됐다. 올 초부터 국내증시는 미국발(發) 금리인상 우려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 등의 악재로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천보 역시 지난 22일 종가는 28만3600원으로 지난해 12월 30일 종가(34만8600원)보다 19% 가량 하락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PER 역시 지난해 기준 누적 기준 주당이익으로 나누면 64.7배까지 낮아졌다.

또 다른 기관 투자자는 "불리한 투자 구조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투자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투심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7년 설립된 천보는 전자소재 업체로 출발했다. 2차전지 사업이 부각되자 전자소재 사업부문은 현상을 유지하고 전해질 부문의 증설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중대형 리튬전지용 전해질인 F전해질(LiFSI)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2차전지 수혜주로 평가되면서 천보의 주가는 2020년 3월 20일 주당 3만6500원이 지난해 11월 19일에는 35만6100원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2차전지 섹터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이번에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천보는 최근 기존 전해질 외 바닐렌 카보네이트(VC), 플로로에틸렌 카보네이트(FEC) 등 첨가제 양산을 위한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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