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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속도내는 토스뱅크, 카뱅·케뱅 선례 눈길 출범 두달만에 6000억 납입…홍민택 대표 "주주사들의 높은 관심과 합의 탄탄"

한희연 기자공개 2022-02-25 08:12:4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4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뱅크가 출범 넉달만에 두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금 8500억원을 확보했다. 격화되는 인터넷은행 경쟁구도에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장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했다.

4년 앞서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 초기 공격적인 펀딩은 빠른 시일 내에 은행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는 원동력이 된다. 토스뱅크도 전략적으로 자본확충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토스뱅크는 전날 이사회에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로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게 되는 가운데 일부 주주들은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지분율을 늘리게 된다. 또 웰컴캐피탈 등 신규 주주도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본인가를 받고 10월 출범했다. 본인가 당시 금융위원회는 "토스뱅크는 2월5일 본인가 신청 후 금융감독원의 실지조사 등 면밀한 심사를 거친 결과, 인가요건(자본금 요건, 자금조달방안 적정성,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임직원 요건,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요건 등을 모두 충족했다"며 "인가 이후 토스뱅크가 차질 없이 성장할 수있도록 ‘증자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부대조건으로 부과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나온 증자계획이란 2025년(손익분기점 도달 예상시점)까지 증자를 해 나간다는 얘기다.

이를 의식하듯 토스뱅크는 10월 본격적으로 문을 열면서 동시에 3000억원의 1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출범시 자본금은 2500억원이었는데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3000억원을 추가로 쌓으며 자본금은 5500억원이 됐다. 출범시 정해둔 자본확충 스케줄에 따라 1차 유증이 이뤄졌다.

1차 유증은 토스뱅크의 초기 영업이 무리없이 이뤄질 수 있게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 위해 진행됐다. 자본금이 부족해 개점휴업을 하는 일이 생기지 않게 시기별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워놨는데 그 일환으로 진행됐던 셈이다. 주주들도 이같은 계획에 모두 동의하며 자금조달은 순조로이 이뤄졌다.

이후 4개월만인 이날 두번째 유상증자를 또 결의하게 됐다. 1차때와 마찬가지로 3000억원을 증자해 납입이 완료되면 총 자본금은 8500억원이 된다. 연초 확실하게 자본여력을 확보해 주면서 올해 공격적 영업의 발판을 마련해 주려는 의도다. 두번째 유증 계획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나 알토스벤처스 등 일부 주주들은 지분을 추가로 더 매입하며 지분율을 늘릴 예정이다. 웰컴캐피탈 등 신규 주주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초기 빠른 자본여력 확보 움직임은 이전의 카카오뱅크 자본확충 사례와 비슷하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했다. 출범 직후인 9월 5000억원 규모의 통큰 유증을 단행했다. 이로써 3000억원이었던 자본금은 출범 두달만에 8000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8년 4월에도 5000억원의 유증을 단행, 출범 1년이 채 안돼 1조30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했다.

초기 자본여력 확보는 공격적 영업의 뒷받침이 됐다. 자본력이 탄탄하면 대출 여력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11월 5000억원을 추가로 증자했고 그해 흑자전환을 이뤘다. 이후 2020년 말 프리IPO로 자본확충 작업에 쐐기를 박았다. TPG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기존 주주들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듬해인 2021년 6월 증시에 상장하며 인터넷은행으로서는 최초의 상장사가 됐다. 출범 4년안에 증시입성까지 성공한 셈이다.

반면 케이뱅크의 경우 초반 자본확충이 원활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보다 5개월 앞서 본인가를 획득하고 2017년 4월 출범하며 1호 인터넷은행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나 자본금이 1조원을 넘긴것은 출범후 4년이 지난 지난해였다. 케이뱅크 또한 초반 자본확충을 위한 노력을 경주했으나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7개 주요주주가 과반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14개 소액주주가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는 다소 복잡한 지분 구성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자본확충을 둘러싼 주주들의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권주도 다수 발생했고 매 유상증자 과정이 힘겹게 이뤄졌다. KT의 대주주 적격심사 난항도 빠른 자본확충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같은 결과 1년 넘게 대출중단 사태를 겪기도 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힘겨운 과정을 거치며 출범후 2년이 지난 2019년 7월 비로소 초기 자본금의 2배인 5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21년은 케이뱅크에겐 전환점이 된 해로 기억된다.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 등 외부 주주들을 대거 초청해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현실화하면서 자본금은 단숨에 2조원 내외로 뛰어오르게 됐다. 업비트 등으로 인한 호재로 실적도 좋아지면서 출범 4년만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케이뱅크는 올해 IPO를 추진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 입장에서는 앞선 두 은행의 사례를 곰곰히 되새기며 조달 전략을 세웠을 터다. 두차례의 빠른 유증은 이같은 토스뱅크의 전략을 짐작케 한다. 토스뱅크는 기본적으로 5년간 1조원을 증자할 계획이며 대규모 증자에 대해서도 주주사와 충분한 사전 협의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이번 유증을 단행하며 "출범 4개월 만에 두 번째 증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주주사들이 토스뱅크의 성장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기대를 발판 삼아 고객 중심의 상품과 혁신적인 서비스로 시장을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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