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그룹 주주가치 제고 활동 VIP운용 '절반의 성과' 자사주매입·액면분할·배당규모 확정…기대에는 못미쳐
이민호 기자공개 2022-03-04 08:23:33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0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친화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 회사의 주주로 참여한 VIP자산운용의 주주가치 제고 활동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배당성향이 크게 늘거나 자사주 소각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주주정책에 소극적이던 회사가 개선 의지를 보였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는 평가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지주사 아세아와 핵심 계열사 아세아시멘트는 최근 주주친화정책을 사전 공시했다. 정기주주총회는 오는 18일 개최된다.
먼저 아세아는 55억원 규모 결산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주당배당금은 3000원으로 시가배당률(평균시가 12만4800원 기준)로 따지면 2.4% 수준이다. 향후 6개월간 2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밝혔다. 아세아는 15.58%(34만1322주)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88억원 규모 결산배당을 실시한다. 주당배당금은 2250원으로 시가배당률(평균시가 12만2900원 기준)은 1.83%다. 액면가도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한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수는 3895만8090주로 10배 늘어난다.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가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한 데는 주요주주로 올라선 VIP자산운용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 지분 9.26%(2022년 2월 9일 기준)와 아세아시멘트 지분 7.66%(2021년 10월 13일 기준)를 보유해 각각 3대 주주와 2대 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는 VIP자산운용이 일반투자로 지분 보유목적을 공시한 첫 번째 사례다. 아세아의 경우 단순투자로 5% 지분 공시가 처음 있었던 지난해 8월 이후 올해 2월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지분율도 10%에 근접할 만큼 크게 끌어올렸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가 주주서한 발송 등 주주행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VIP자산운용은 기존에 요구했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가 주주친화정책 확대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VIP자산운용은 이들 회사의 개선된 현금흐름을 반영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을 중점적으로 제안했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의 배당규모 자체는 늘었지만 이익증가분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이 크게 늘어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세아는 기존에도 꾸준히 결산배당을 실시해왔으며 이번에 결정된 지난해분 배당규모(55억원)는 2020년 37억원(시가배당률 2.26%)보다는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아세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이 1912억원으로 2020년보다 130.5% 크게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은 2020년 4.5%에서 지난해 2.9%로 오히려 줄었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에도 2020년 배당규모는 49억원(시가배당률 1.73%)으로 지난해분(88억원)보다 적었다. 하지만 아세아시멘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979억원으로 2020년보다 290.4% 늘었다. 이 때문에 배당성향은 2020년 19.4%에서 지난해 9.0%로 감소했다.
오히려 VIP자산운용이 중점에 둔 부분은 배당 확대보다는 자사주 매입소각이었다. 배당 확대가 가능한 수준의 재원이 있으면 이를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용하기를 원했다. 현재처럼 주가수익비율(PER)이 아세아 약 3.5배, 아세아시멘트 약 7.0배 수준으로 낮은 시기에는 주식수를 줄이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당순이익(EPS)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 아세아는 자사주 소량 매입 계획만 발표했으며 별도의 소각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매입 계획마저도 발표하지 않았다. 자사주를 매입만 하고 소각하지 않으면 향후 주가가 상승했을 때 출회에 대한 우려로 시장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반응할 여지가 있다.
아세아시멘트가 실시하는 액면분할의 경우 VIP자산운용이 요구한 부분은 아니다. 액면분할은 무거운 주식을 가볍게 해줘 거래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주주친화정책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자사주 매입소각과 달리 주당가치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VIP자산운용이 선호하는 형태의 주주정책은 아니다.
김 대표는 “배당규모 자체는 늘었지만 회사 이익증가분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기 때문에 높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자사주 소각 여부를 알 수 없지만 향후 소각 여부, 규모, 형태, 주기 등이 회사 신뢰를 좌우할 것이며 주주친화정책의 첫발이라는 측면에서는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VIP자산운용 특유의 ‘컨설팅형 행동주의’가 이번 사례에서도 주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VIP자산운용은 주주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소액주주뿐 아니라 대주주에도 이익이 돼야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주정책 변화 의지가 있는 대주주와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배당성향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자본 재배치, IR 활동 개선 등 대주주에도 유리한 다양한 기업가치 재평가 방안을 제시해왔다.
VIP자산운용은 향후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뿐 아니라 아세아시멘트빌딩 유동화 등 제안을 꾸준히 펼쳐갈 예정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자사주 매입소각은 대주주와 일가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고 주당가치도 상승해 대주주에게도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며 “아세아시멘트빌딩 유동화 등 ROE를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은 여유를 두고 꾸준히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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