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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커머셜, 장기CP '숨가쁜' 발행…보름만에 또 조달 10일 1500억 규모, 발행잔량 '조 단위'…금리 인상기 대응 차원

이지혜 기자공개 2022-03-04 07:26:15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커머셜이 장기 기업어음(CP)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약 반 년 사이에 수천억원을 장기CP로 조달했다. 여신전문금융사채권을 향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자 장기CP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이 10일 장기CP를 액면금액 기준 15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종목은 세 가지로 나눴지만 사실상 만기구조는 크게 두 가지다. 2년 6개월물 1400억원과 2년 9개월물 100억원이다. 유진투자증권이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현대커머셜이 장기CP를 발행하는 것은 약 보름 만이다. 2월 23일에도 5300억원 규모로 장기CP를 발행했다. 올 들어서만 6800억원을 장기CP로 조달해는 셈이다.

장기CP를 적극 발행하는 것은 올해 유독 두드러지는 기조다. 현대커머셜은 2017년 장기CP 시장에 데뷔했다. 당시에도 불과 반년 사이에 5000억원가량을 장기CP로 조달하며 적극성을 보였다. 다만 2018년 이후부터는 장기CP 발행이 비교적 뜸해졌다.

여전채 발행 시장의 투자심리가 싸늘해지면서 조달기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전채는 발행 특성상 일괄신고제를 활용해 회사채보다 발행빈도가 높아 국고채 금리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금리 변동성 확대와 크레딧 스프레드 약세로 여전채의 투자심리 저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CP는 금리변동성이 커졌을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처로 여겨진다. 시가평가를 적용받는 회사채와 달리 장부가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채권평가손실 등을 피하는 효과를 보기 위해 발행사에 장기CP 발행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CP는 평가방식이 회사채와 달라 투자자층이나 편입되는 펀드도 구분된다”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을 때 자금조달처와 조달기간을 다각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CP 시장의 팽창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CP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나온 금융상품이다, 그러나 장기CP는 만기가 1년 이상으로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같아 자본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더욱이 장기CP는 장기금융상품의 유통금리와 비교해 발행금리가 결정되지만 단기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CP 신용등급을 그대로 사용한다. 현대커머셜이 발행한 장기CP도 경제적 실질은 2년 6개월물, 2년 9개월물 회사채와 같지만 단기 신용등급 A1로 평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장기CP는 발행사의 크레딧 리스크를 회사채처럼 만기별 유통수익률의 변동을 통해 시장에서 검증할 수 없다”며 “시장감시 능력이 저하될 뿐 아니라 장․단기 금리의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당국의 사각지대를 키울 수 있다. 캐피탈사는 주로 일괄신고제를 활용한다. 발행사는 절차를 생략해 수시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차입계획을 미리 파악해 자본적정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 그러나 장기CP를 활용하면 일괄신고제 한도를 적용받지 않아 규제차익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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