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에프테크,이익 최대 변수는'프로필렌옥사이드' [테크기업 밸류 분석]1분기 원재료 가격 급락에 수익성 개선 기대감
김혜란 기자공개 2022-03-24 13:28:47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10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조업에서 이익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원재료 가격이다. 원재료 값이 올랐는데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지 못하면 기업의 수익성은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 소재 전문기업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주력제품인 신너(Thinner)의 원재료 프로필렌옥사이드(PO) 가격 추이를 보면 유독 천정부지로 올랐다가 드라마틱하게 떨어지는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실적과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가격 변동성 폭 큰 PO, 영업이익률에 큰 영향
신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공정에서 기판의 가장자리나 노즐의 불필요한 포토레지스트(PR)를 제거해주는 전자재료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국내 액정표시장치(LCD)와 반도체용 신너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알려져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CSOT) 등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PO는 신너의 원재료 중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원가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PO 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말 수요 강세로 1톤당 1만4000위안(약 267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올 1월엔 안 1만위안 수준까지 떨어졌다. 작년 분기 중엔 1톤당 300만원 넘게 가격이 급등한 적도 있었다. 현재는 1만2033위안(약 230만원)로 다소 올랐지만 작년보단 확실히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PO 가격 오르는 속도가 빨라 판가에 반영하지 못한 탓에 상승한 원가율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65.3%(약 236억원) 감소한 데 대해 회사 측은 "재료비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라고 설명했다. PO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분기 내내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였다. 2020년 영업이익률이 14%대였단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수익성이 저조했던 셈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PO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이익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1~3월 PO 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시장에선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1분기 영업이익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작년 말 가격 협상 시점에는 PO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라 판가도 올랐다"며 "올 상반기 가격 협상은 지난해 이미 끝냈기 때문에 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초호황이었으나 이에 따른 수혜를 누려야 할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주가는 하락세를 탔다. 매출은 전년 대비 7.2%(5218억원) 증가했으나 이익이 크게 감소하자 주가도 떨어졌다.
1분기 원재료 가격 하락이 실제로 판가 상승, 실적 회복으로 나타난다면 주가가 반응할지도 관전포인트다. 다만 하반기에는 PO 가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실적과 주가 흐름은 예측하기 어렵다. 하반기 판가는 상반기 중 다시 고객사와 협상해 결정해야 한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관계자는 "가격은 고객사와 협의해 결정한다"고만 말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와 같이 PO를 재료로 신너를 생산하는 기업 중엔 동진쎄미켐이 있다. 동진쎄미켐의 경우 신너 외에 포토레지스(감광액) 매출 비중이 더 높아 PO 가격 변동이 전체 사업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삼성전자가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협력사라는 점도 밸류에이션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최대주주는 지분 26.1%를 보유한 화학제품 생산업체 한국알콜산업이다. 지난해 계열사 케이씨엔에이 출신 박창수 부사장을 영업총괄 임원으로 이엔에프테크놀로지로 옮겨와 영업조직을 재정비하기도 했다. 또 기업 규모가 작더라도 확실한 미래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매우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아온 기업설명회(IR) 확대, 주주와의 소통 강화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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