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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는 거품, IB의 진짜 실력 [thebell desk]

이승우 기자공개 2022-03-14 12:44:49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1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주의에서는 거품이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닷컴버블이 꺼진 후 수많은 IT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다음과 네이버라는 새로운 포털 플랫폼이 여론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넘쳐난 유동성은 배달의 민족과 직방, 토스 등 생활 밀착형 플랫폼을 탄생시키며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버블이 끼면 투자자도, 금융회사도 환호한다. 시장에 올라 타기만 하면 돈방석에 앉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겨야할 사모펀드(PEF)마저 엑시트 수단으로 IPO 시장을 선택했을까.

채권시장은 또 어땠나. 수요예측에만 나서면 완판은 기본, 금리도 항상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이 역시 넘쳐나는 투자자금들이 몰린 결과다. 이런 시장에서는 누가 얼마나 많은 딜을 쥐고 있느냐가 IB의 능력이고 경쟁력이다.

여기까지가 작년 자본시장 상황이다. 그런데 올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여전히 유동성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지만 딜(deal) 별로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아니다 싶으면 회사채 미매각이 발생하고 공모주 수요 예측 실패로 IPO를 연기하는 일도 있다. 투자자, 발행사, 그리고 주관사 모두 당황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주관사의 딜 선별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시장에 올라타는 그 자체보다는 어떤 시장에 올라탈지, 그리고 언제 올라탈지 고민해야 한다.

버블의 시대, IB들은 어떤 경쟁력을 쌓아왔나. 이것 저것 무조건 딜을 따내는 것에 만족해 하지는 않았나.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능력만으로 모든 게 용서된 것은 아니었나.

업계에서는 그동안 IB들의 네트워크와 딜 선별 능력이 다소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따상' '따따상'에 심취하며 대형 딜에만 집중, 소규모 딜 그리고 기본적인 네트워크 관리가 안됐다는 이야기를 한다.

일부 하우스 ECM 부서는 자기자본 투자로 재미를 보면서 주요 고객인 기업 관리에 소홀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돈을 벌기는 했으나 그 사이 이슈어 관리가 잘 안되면서 고객 그리고 내부 연관부서와의 네트워크가 헐거워졌다는 반성이다. 당장 열려 있는 과실에 만족하며 씨앗 뿌리는 것에는 소홀했다.

IB 비즈니스야말로 관계 혹은 시간의 예술(art)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 관계는 결국 시간이 만들어낸다. 미래를 대비하며 공들여 만들어진 관계로부터 마지막에 보답받는 비즈니스다.

이제 이슈어 입장에서도 능력 없는 주관사와 만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딜 자체가 실패하면 과거 IT 기업들처럼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품이 잦아들고 있는 자본시장, IB들의 진짜 실력이 검증대에 올랐다. 도태 혹은 살아남는 IB는 어디일까. 벌써부터 연말 리그테이블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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