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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미디어·콘텐츠 사업, 7년 전 실패와는 다르다 그룹 컨트롤타워 KT스튜디오지니, CJ ENM SI로 맞아…자체 밸류체인에 확장성도 겸비

이장준 기자공개 2022-03-23 07:58:22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1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스튜디오지니가 CJ ENM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했다.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로서 국내 최대 콘텐츠 사업자로부터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7년 전 외부 투자 유치 없이 KT의 완전자회사로 운영하다 실패로 끝난 미디어허브와는 다른 양상이다. 이로써 KT는 원천 지식재산권(IP)부터 제작, 유통에 이르는 자체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에 확장성까지 겸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스튜디오지니, CJ ENM서 1000억 수혈…지니뮤직 투자·김철연 대표 인연

21일 KT는 CJ ENM과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과 강호성 CJ ENM 대표 등 양사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그 일환으로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MOU 체결 90일 이내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실시해 SI로 경영에 참여한다. 구체적인 지분율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구매해 tvN, 티빙 등 채널에 편성하거나 콘텐츠를 공동 제작할 방침이다.

KT는 작년 3월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만들고 산하에 미디어·콘텐츠 등 계열사를 배치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번 전략적 제휴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1조원 넘게 추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CJ ENM은 이미 KT 계열사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2018년 지니뮤직에 지분을 투자해 SI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35.97%)에 이어 2대 주주(15.45%)로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이선 CJ ENM 음악콘텐츠본부 음악사업부 부장이 지니뮤직 기타비상무이사에 등록돼 있다.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는 김영국 전 CJ ENM 방송부문 고문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여기에 KT스튜디오지니 수장인 김철연 대표가 CJ ENM에 몸담은 인연도 있다. 김 대표는 동아TV 제작 PD를 시작으로 옛 현대방송(NTV)을 거쳐 CJ ENM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는 옛 채널CGV(OCN Movies) 편성팀장, 영화채널국장 등을 역임하고 CJ ENM 사업전략담당 상무를 지냈다. 이어 글로벌사업부장, 콘텐츠사업부장까지 역임했다. 이후 네이버에서 약 1년간 근무하다 KT스튜디오지니 출범과 함께 KT 식구로 합류했다.


KT그룹 관계자는 "지분 교환 없이 콘텐츠 명가 CJ ENM이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KT스튜디오지니의 성장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사업을 잘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천 IP부터 제작, 유통 갖춘 밸류체인 강화…채널·콘텐츠 경쟁력↑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역량을 집중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KT알파와 함께 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웹소설·웹툰 전문기업 스토리위즈는 원천 IP 발굴 역할을 맡는다. 유료방송 플랫폼인 olleh tv, 스카이라이프를 비롯해 MPP(Multiple Program Provider) 채널인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도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KT시즌(Seezn),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지니뮤직 등 콘텐츠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이들 그룹사는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꾸렸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 내 미디어 밸류체인을 가동하고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해 내년까지 원천 IP 1000개 확보, 오리지널 콘텐츠 100개 이상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에 CJ ENM을 강력한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확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원천 IP 가운데 양질의 기획안은 공동 제작해 글로벌 진출에 활용할 방침이다. 나아가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일부는 CJ ENM이 구매해 tvN과 티빙 등 보유 채널에 편성할 계획이다.


앞서 2013년 이석채 전 회장 시절 KT의 디지털사이니지, 올레tv 나우, 콘텐츠사업을 양수해 출범한 미디어허브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미디어허브는 콘텐츠를 수급해 유통하는 업무만 주력했는데 별다른 성과를 못내고 2년 만에 KT로 흡수합병됐다.

당시엔 외부에서 SI를 끌어오지도 못했거니와 지금처럼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을 꾸리지도 못했다. 7년 전과 비교해 비즈니스 모델이나 처한 상황에서 차이가 크다.

이날 양사가 콘텐츠 동맹을 구축한다는 소식에 KT 그룹사도 일제히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CJ ENM의 KT스튜디오지니 투자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진 지 약 3시간 만에 지니뮤직의 주가는 20% 가까이 상승했다.

양사가 음원사업에서 협력하고 실감미디어 사업을 위한 공동펀드를 조성하면서 그룹 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 밸류체인상 유통을 담당하는 KT알파 역시 같은 기간 5% 넘게 주가가 올랐다.

한편 이번 지분 투자로 날개를 단 KT스튜디오지니는 다음 달 올해 콘텐츠 제작 라인업을 공개하고 '구필수는 없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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