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24일 14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활용도가 낮은 자산을 투자 대상에서 삭제하는 등 상장지수펀드(ETF)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ETF 점유율 1위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알짜펀드 전략을 세웠다.

일부 ETF의 운용보수를 인상하면서 ETF 수수료 인하경쟁에서도 발을 뺐다. 간판 ETF의 수수료를 인상하며 시장 변화가 전망된다.

◇미래에셋운용, ETF 12종에서 '금리스왑거래' 삭제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복수의 펀드에서 '금리스왑거래' 항목을 삭제했다. 대상 펀드는 '미래에셋TIGER' ETF 가운데 중국과 미국 등에 투자하는 상품 12종이다.

변경 전에는 투자대상자산 항목에 금리스왑거래를 포함했다. '금리스왑거래는 거래시점에서 교환하는 약정이자의 산출근거가 되는 채권 또는 채무증서의 총액이 투자신탁이 보유하는 채권 또는 채무증서 총액의 100% 이하가 되도록 한다'는 설명도 지웠다.

금리스왑거래를 활용한 펀드는 2001년 출시됐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상호교환하는 전략으로 수익률을 꾀한다. 출시 초기에는 안정적인 금리 상황 속에서 6~7%대 수익을 내왔다. 금리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를 운용하며 활용도가 낮은 투자자산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운용 과정에서 투자 대상 자산에는 있지만 금리 스왑을 활용하지 않는 상품들을 솎아냈다"며 "투자대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금리 스왑을 제외한 것"이라고 답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알짜 펀드' 판매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계열사 펀드라도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면 판매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취급하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300종 중 140종이 기준 미달로 판매가 정지됐다.


◇ETF 수수료 이례적 인상…시장변화 '촉각'

ETF 수수료는 이례적으로 인상했다. 이달 말부터 일부 펀드에서 집합투자업자 보수를 확대했다. 지정참가회사 보수가 같은 비율로 줄면서 전체 수수료율은 같았다.

지난해부터 운용사별 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이어진 가운데 이례적인 선택이다. ETF 수수료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을 기점으로 인하 경쟁이 이어졌다. 기초지수를 90% 추종하는 패시브 ETF의 경우 무료 수준까지 수수료가 낮아진 상황이다.

수수료가 오른 펀드는 '미래에셋TIGER2차전지테마' 등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ETF로 불리는 펀드다.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과 미래에셋TIGER200건설, 미래에셋TIGER경기방어혼합, 미래에셋TIGER미디어컨텐츠,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 미래에셋TIGER200IT 등도 집합투자업자 보수를 늘리고 지정참가회사 보수를 줄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시장 1위 자리를 앞둔 상황에서 수수료를 정비하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수탁고는 직전 거래일을 기준으로 26조767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이 29조6371억원으로 집계되며 양사간의 수탁고 차이는 이제 3조원 안팎으로 좁혀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가 패시브 ETF를 제치고 시장의 간판 상품으로 도약하면서 더 이상 수수료 경쟁을 지속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액티브 ETF의 수수료율을 서서히 조정하며 정상화를 노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