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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발행 증가추세 꺾였다…'금리인상·안전사고' 영향[DCM/Overview]전년 동기 대비 2.7조 감소…채권 평가손실 급증에 기관 투심 위축

강철 기자공개 2022-04-01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조7000억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 안전 사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유발한 수급 불안정이 전체 발행 규모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ESG채권도 업황 악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수급 불안정은 개별 기업의 발행 조건을 크게 악화시켰다. 특히 A등급 발행사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리테일 수요로 간신히 모집액을 채울 정도로 기관 마케팅과 프라이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모집액 완판에 실패하는 발행사도 속출했다.

◇2년 연속 40조원 돌파 실패

더벨이 집계한 2022년 1분기 국내 공모채 발행액은 총 38조5988억원이다. 41조2534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약 2조6500억원 감소했다. 연초 효과가 득세한 1월을 정점으로 매월 발행량이 10% 넘게 줄어든 결과 2년 연속 40조원 돌파에 실패했다.

종류별로 일반 회사채(SB) 20조1340억원, 여전채(FB) 15조9214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2조5434억원이 각각 시장에 나왔다. 일반 회사채, 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 모두 2021년 1분기보다 발행 규모가 줄었다. 특히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여전채가 가장 큰 2조원의 감소폭을 보였다.

지속된 금리 상승이 발행 감소를 유발했다고 관련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1년 11월과 2022년 1월 기준금리를 각각 25bp씩 인상했다. 그 결과 0.75%였던 기준금리가 불과 석달만에 1.25%로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AA- 등급 회사채 3년물의 금리는 2021년 10월 초 2.2%에서 2022년 3월 말 3.3%까지 치솟았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기발행 채권의 적잖은 평가손실을 유발했다. 이는 주요 기관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보유 중인 회사채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규 매입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시장의 큰손은 연초 효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입찰 참여 횟수를 크게 줄였다.

1월과 2월에 잇달아 터진 HDC현대산업개발과 여천NCC의 안전 사고도 발행 감소와 수급 불안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주요 기관의 경영진은 안전 사고 발발 후 내부 투자 승인 프로세스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HDC그룹의 경우 계열사 전체 회사채에 대해 매수 금지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0대 대통령 선거, 유가 상승 등도 발행 감소를 유발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이들 이벤트가 집중된 3월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조1200억원의 감소폭을 보였다.

이러한 불황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급을 보이던 ESG채권 열기도 식게 만들었다. 2022년 1분기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의 발행액은 총 4조2330억원에 그쳤다. 7조2100억원에 달했던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1.25%까지 오른 후 한 차례 동결이 있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상승 기조가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며 "정권 교체라는 정치적 변수가 발생했음에도 대다수의 전문가가 연말 기준금리 1.75%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 인상에 대비해 조건이 조금이라도 유리할 때 미리 현금을 마련해두려는 발행사가 상당히 많다"며 "다만 기관이 계속해서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다면 신용등급과 만기에 따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단위 : 조원

◇유동성 미스매칭, 미매각 속출

수급 불안정은 개별 기업의 발행 조건을 크게 악화시켰다. 1분기에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발행사 대부분이 개별 민평보다 20~30bp가량 높은 절대금리를 확정했다. 민평 대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곳은 S-OIL,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정도다.

약세 발행은 A등급 회사채에서 두드러졌다. AA등급 대비 스프레드 변동폭이 커진 점을 우려한 투자자는 A등급 회사채 입찰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A등급 발행사 대부분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리테일 수요만으로 간신히 모집액을 채웠다. AA등급에 인접한 A+ 발행사도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산금리를 밴드 최상단에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서 받은 자금이 모집액을 하회하는 미매각도 속출했다. CJ프레시웨이, 한국토지신탁,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울산GPS, SK에코플랜트, 여천NCC 등이 모집액 완판에 실패했다. 특히 안전 사고에도 수요예측을 강행한 여천NCC는 1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연초 효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1분기에 10건에 육박하는 미매각이 발생한 것은 리그테이블 집계 이래 2022년이 처음이다. 코로나19 발발로 시장 펀더멘털 자체가 흔들린 2020년 1분기에도 미매각은 2건에 불과했다.

시장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발행사와 기관 투자자 사이의 유동성이 매칭이 되지 않는 현상이 1분기 내내 이어졌다"며 "그럼에도 2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만기채 물량이 도래하는 만큼 상반기 발행액은 2021년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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