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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욱 사내이사 사퇴…KT 지배구조 향방에 쏠린 눈 국민연금 반대 영향 관측, 안전보건총괄 임기도 종료…구현모 대표 내년 연임 도전 변수?

이장준 기자공개 2022-04-01 14:47:23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의 지배구조가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종욱 사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돌연 사퇴하면서다. 국민연금 등이 박 사장의 선임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정권 교체 이후 '외풍'의 영향을 지적하면서 내년 구현모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박종욱 사장, 사내이사직 내려놔…CSO 재논의도 불가피

31일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은 오전 9시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내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T는 이날 박종욱 사장과 윤경림 사장을 사내이사로, 유희열·김용헌·벤자민 홍(Hong Benjamin)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그중 박 사장만 후보 사퇴로 안건이 폐기됐다. 그는 2020년 처음 선임된 이후 2년간 사내이사로 근무해왔고 이번에 재선임을 앞두고 있었다.

최근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최대 주주 국민연금 등이 박 사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낸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많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및 횡령 혐의를 받고 있어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는 판단했다.

법원의 약식명령으로 지난 1월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황이다.

KT 이사회는 이와 관련 여전히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크고 관련 금액의 재무적 영향이 크지 않은 점 등을 두루 고려해 그를 다시 사내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유희열 KT 이사회 의장 역시 주주서한을 통해 박종욱 사장에 대해 "충분한 법적 검토와 리뷰가 있었으며 후보자의 역량과 성과, 향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측면에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사회에서 힘을 실어줬지만 일부 주주 압력에 안건을 의결에 부치기도 전에 계획이 틀어진 양상이다.

박 사장은 안전보건총괄(CSO) 자리에서도 내려오게 됐다. 지난 1월 KT는 위기관리위원장 경험을 갖춘 박 사장을 CSO 역할을 수행하는 각자대표이사에 선임했다. KT 정관에 따르면 사내이사 중 대표이사가 추천하는 1인을 이사회 결의로 이사회가 선임한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할 수 있다.

2022년 정기 주주총회일까지였던 박종욱 '대표'의 임기는 오늘 자로 종료됐고 더 이상 사내이사가 아닌 만큼 CSO가 될 수 없다. KT가 CSO를 새로 지명하려면 추후 이사회를 열어 논의해야 한다. 따로 CSO를 선임하지 않거나 이번에 사내이사로 선임된 윤경림 사장에게 해당 임무를 맡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풍 영향 가능성 '솔솔', 구현모 2기 체제 가능할까

업계에서는 박 사장의 사내이사 사임을 두고 정치적 '외풍' 가능성에 대해 거론한다. KT는 그동안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사례를 여럿 겪어왔다.

더욱이 구현모 대표 역시 박 사장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작년 11월 국회의원 후원 관련 명의를 빌려준 구 대표 등 전현직 임원 10명에 대해 정치자금법위반 등으로 약식기소했다. 지난달 이들은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구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해 내년 정기 주주총회일까지 임기를 부여받았다. 그동안 KT를 통신사(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회사(DIGICO)로 전환하고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에 상당한 공을 세우면서 벌써부터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다만 이번 사내이사 선임 불발처럼 '구현모 2기 체제' 출범의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 이후 국민연금에서 갑자기 박종욱 사장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내면서 외풍의 영향이 있던 게 아닌지 보고 있다"며 "내년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구현모 대표를 비롯해 KT의 지배구조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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