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냐 배당이냐' SK이노 주주환원정책 '고민' 김준 부회장 "이사회 중심으로 많은 논의가 있을 것"...25년까지 30조 투자 예정
김위수 기자공개 2022-04-01 07:43:03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15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은 지난해 흑자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하지만 이사회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SK이노베이션은 '무배당' 안건을 주식배당으로 뒤집었다. 보통주 및 우선주 1주당 자사주 0.011주(2508원)를, 우선주 1주당 5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올해 초 일어난 일련의 의사결정 과정은 회사의 성장과 주주환원정책 사이에서 고민하는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사진)이 3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의 발언도 비슷한 고민이 묻어있었다.
김 부회장은 주총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부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주가를 올리는 쪽에 집중해야 하는지, 아니면 배당을 해야하는지"라며 "물론 두 개 다 잘 해야겠지만, 상황에 따라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인가에 대해 이사회 중심으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동현 SK㈜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 합류한 만큼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활발히 토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SK이노베이션의 지분 3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이노베이션의 주주환원정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곳이 SK㈜다.
김 부회장은 "대주주의 목소리를 이사회에 전달하는 역할이 기타비상무이사"라며 "독립경영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거버넌스 스토리는 끌고나는 전제에서 대주주를 대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 역할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은 배당정책과 주가부양으로 나뉜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총 30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우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적극적인 배당정책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2023년도 배당까지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지향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그렇다면 올해처럼 당분간 현물배당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을까. SK이노베이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양섭 재무본부장은 "현금으로 배당할지, 이번처럼 현물로 할지는 매년 상황에 따라 봐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적이 좋아 현금창출이 잘 된 해에는 현금배당을, 그렇지 않은 해에는 현물배당을 할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주가부양은 기업의 성장에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결과지만 최근 자사주를 매입·소각을 통해 주가 띄우기에 나서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SK이노베이션의 모회사인 SK㈜도 매년 시가총액의 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옵션으로 소각까지 고려한다는 정책을 발표해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아직까지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김 재무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설비투자에 리소스가 소요되는 상황으로 SK㈜와 사정이 다르다"며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사업활동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소재,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등 자회사를 통해 진행 중인 사업에서 성과를 내 종국에는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게 경영진의 의지다.
실제 SK이노베이션 자체 사업으로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BMR·Battery Metal Recycle) 사업을 2025년 상업화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올초 BMR 시험 공장(데모플랜트) 가동을 시작한 상태다. 또 기존 정유·화학·윤활유 부문에서도 지속적인 재무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자회사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함께 조정할 계획이다. 또 상장하지 않은 자회사들도 사외이사를 외부에서 영입해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힘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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