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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주주환원보다 '투자'가 우선, 멀리 보는 LG화학②주주가치 제고 위한 최선은 지속적 성장..."자사주 매입 계획 없어"

조은아 기자공개 2022-04-07 11:15:50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1일 15: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의 주주가치 제고 원칙은 확고하다. 성장을 위한 '투자'를 당장의 '주주환원'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해 기업의 내재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보다 근본적 방법이라는 신념이다.

2020년 이뤄진 전지사업본부(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은 LG화학의 주주친화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주주 소통을 비롯한 주주친화정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개한 것도 이같은 변화의 일환이다.

LG화학은 2020년 10월 중장기 배당정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앞서 9월 전지사업본부의 물적분할 발표로 주가가 급락하고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한달 뒤 배당정책을 내놓으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당시 LG화학은 연결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분할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3년(2020년~2022년) 동안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추진한다고 했다. 이듬해 지급할 배당과 관련한 정보는 연 1회 이상 제공함으로써 시장과 소통하겠다고도 밝혔다.

배당에서 '소통'은 '규모' 자체보다 중요하게 평가된다. 배당은 기업의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으로 제공할지 아니면 유보이익으로 남겨둘지를 결정하는 재무적 의사결정이다. 배당정책이란 배당을 결정하는 구체적 실행기준을 의미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구체적인 배당정책은 배당의 적정성을 판단하고 배당에 따른 수익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관련 의사결정의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MSCI를 비롯해 일부 외국계 ESG 평가기관이 배당 규모보다 배당 예측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에 점수를 부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개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는 않다. 특히 설비 투자가 중요한 제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언제 시설 투자 혹은 인수합병(M&A)이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배당을 약속하기 어려운 탓이다.

LG화학이 중장기 배당정책을 내놓으면서도 '지향'이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을 쓰고, 3년이라고 기간을 못박은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LG화학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LG화학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자금이 기존 예상보다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화학은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2030년에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직접 사업으로만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의 절반인 30조원을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신사업에서 창출하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3조원의 10배 수준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연간 4조원이 넘는 금액이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에 맞먹는 수준이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차동석 부사장은 앞서 2월 8일 열린 '인베스터 데이'에서 "M&A 규모에 따라 아마 투자가 더 필요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LG화학이 일축한 데서도 투자가 우선인 LG화학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차 부사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기업의 내재가치를 증대하는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해선 현재까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에 돈을 쓰기보다는 설비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통상 주가가 오른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실제 최근들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가 띄우기에 나서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이 과도하면 그만큼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론 기업의 미래 성장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비슷한 이유로 SK이노베이션 역시 자사주 매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우선 LG화학은 약속했던 대로 배당을 큰 폭으로 늘리면서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2020년부터 LG화학의 배당총액이 급증했다. 과거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2010년대 중반까지 배당정책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보통주 1주당 4000원을 배당했다. 전체 배당총액은 3000억원 수준이다.

배당에 소폭이나마 변화가 온 건 2015년이다. 2015년과 2016년 사업연도에는 주당 배당을 500원씩 늘렸다, 2017년과 2018 사업연도에는 주당 60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9 사업연도에는 배당을 큰 폭으로 줄였다. 전년 순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배당총액도 이전 46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2020년 사업연도에는 약속대로 주당 1만원을 배당하면서 배당에만 7784억원을 썼다. 1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순이익이 전년에서 크게 회복되지 못했지만 약속을 지키면서 배당성향이 151.8%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실적이 더 개선되면서 LG화학은 올해 배당을 2000원 더 늘려 1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총액은 935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실적이 더 좋다면 내년엔 배당으로만 1조원을 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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