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기 코스피 상장사]'올 뉴' 락앤락, 전략·재무통 김성태 대표 체제 눈길③20년 동안 요직 거쳐, M&A 카운터 파트너 이력…어피너티 엑시트 시점 두고 해석 분분
신상윤 기자공개 2022-04-14 08:00:45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뉴 락앤락(ALL NEW LocknLock)" 생활용품 전문기업 '락앤락'이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내건 구호다. 소형가전 제품군 확대 및 브랜딩 확장,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김성태 신임 대표가 변화를 주도한다. 그는 락앤락 입사 후 20년간 전략과 재무, 생산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내부 사정을 꿰뚫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김 신임 대표는 그동안 락앤락 경영일선에서 진두지휘했던 김성훈 대표와 호흡을 맞춘다. 사모펀드운용사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품에 안긴 지 5년 차를 맞는 락앤락은 '올 뉴 락앤락' 원년을 맞아 각자대표체제를 꾸려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락앤락 엑시트 시점을 저울질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어피너티가 인수 당시 카운터 파트너였던 김 신임 대표를 경영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도 눈길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의 김 신임 대표는 2003년 입사해 미래전략실장과 전략기획실 본부장, 생산부문장, 글로벌 CFO 등을 역임했다. 20년간 락앤락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전천후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락앤락은 올해 1월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 부사장이었던 그를 신임 대표로 추대했다.
김 신임 대표는 전사 경영 관리와 한국 및 중국, 베트남 등 법인의 사업 계획 수립 등 전사 운영을 담당한다. 그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올 뉴 락앤락' 원년을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전략과 재무, 생산 등에서 20년간 쌓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홀로 락앤락 경영일선에 섰던 김성훈 대표도 의사결정체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꾸릴 수 있게 됐다. 김 신임 대표가 세부적인 부분에서 운영과 전략을 세우면, 김성훈 대표는 경영 방침을 정하고 투자 및 중장기 발전 전략 결정 등을 총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락앤락은 컨테이너(밀폐용기)와 쿡웨어(프라이팬·냄비), 베버리지웨어(텀블러·물병), 소형가전 등 4가지 제품군을 중심으로 사업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타깃 고객의 다변화와 온라인 중심 유통 채널 강화 등 급변하는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락앤락은 올해를 ESG 경영의 기초를 세우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플라스틱이 주원료로 사용되는 만큼 친환경 소재 및 포장재 개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등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김성태 신임 대표는 경영 전반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전문성을 다졌다"며 "김성훈 대표와 함께 전략적이고 빠른 경영 판단으로 락앤락이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신임 대표의 등장을 두곤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는 락앤락 입사 후 2014년 9월부터 창업자 김준일 전 회장과 각자대표를 나눠 맡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신임도 샀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 전 회장이 경영권을 매각했던 2017년 12월에도 대표직을 맡고 있어 현 최대주주인 어피너티가 인수 과정에서 협상을 도왔던 카운터 파트너 중 하나였다.
이에 그의 대표직 복귀가 어피너티의 엑시트 구조를 짜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도 나온다. 락앤락은 올해 어피너티 품에 안긴 지 5년 차가 됐다. 락앤락은 지난해(연결 기준) 매출액 5430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경영권을 인수했던 2017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0.1% 증가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락앤락은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초 중국의 생산법인 '위해락앤락유한공사' 매각을 결정했고, 지난해에는 중국과 인도 법인을 각각 1개씩 처분했다. 그 외 한국의 아산사업장 부동산 매각 등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건은 어피너티의 엑시트 시점이다. 통상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운용사들이 투자 기간을 3~5년 정도로 계획하는 점을 고려하면 락앤락도 잠재 매물 중 하나다.
문제는 락앤락의 주가가 인수 시점과 비교했을 때 낮게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어피너티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락앤락의 최대주주 지분 63%를 인수했던 금액은 6300억원이었다. 당시 주당 거래가격은 1만8000원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최근 락앤락의 주가는 1만~1만1000원에서 보합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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