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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돋보기/수협중앙회]국민세금 지원받지만…결산공고 연1회 ‘깜깜이’②회원조합엔 공시의무 부여, 감독기관은 ‘제외’…투명성 미흡 지적 잇따라

김규희 기자공개 2022-04-26 07:15:51

[편집자주]

수협중앙회가 출범 60주년을 맞이했다. 수협은 어민과 국내 수산업 발전이라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법정 단체다. 60여년간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며 부침을 겪었지만 중앙회 자산만 14조원으로 성장했다. 외환위기 당시엔 부실화돼 공적자금을 받아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수협은 올해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하고 정상적인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협의 사업과 재무상태, 조직현황 등을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0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중앙회는 91개 회원조합을 총괄하는 기구다. 조합원은 약 16만명에 이른다. 회원조합으로부터 넘겨받은 예치금을 바탕으로 상호금융 자산을 운영한다. 여기에 공제사업을 위한 보험료도 받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만 11조원에 달한다.

수협중앙회는 공적 성격의 조직이지만 경영공시는 찾아볼 수 없다. 상호금융업감독규정은 지역조합에게 사업보고서 등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중앙회에 대해서는 일반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했다. 수산업협동조합법도 중앙회에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 않고 있다.

◇ 91개 회원조합 총괄 조직…수취 예치금·보험료 규모 11조

수협중앙회 상호금융 자산은 대부분 회원조합으로부터 거둬들인 자금이다. 회원조합이 중앙회에 예치금을 납입하면 이를 자산으로 운용해 상호금융사업을 영위한다.

중앙회가 각 회원조합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예치금은 매년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상호금융자산은 6조6608억원으로 전년 6조1079억원과 비교해 9.05% 증가했다.

수협중앙회는 지난 2016년 수협은행으로 신용사업을 분리했는데 당해 말 기준으로 5조2525억원이었다. 5년 만에 26.81% 증가했다.

예치금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상환준비예치금, 정기예치금, 일시자금예치금 등이다. 상환준비예치금은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라 납부해야 하는 예치금이다. 해당 규정은 회원조합은 전월 말일 기준 예치금 및 적금 잔액의 10% 이상을 상환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하고 그 일부를 중앙회에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정기예치금은 회원조합이 운용 가능한 자금이 생긴 경우 중앙회에 보내는 돈이다. 중앙회에 자금 운용 권한을 일임하는 것이다. 일종의 안전자산 역할이다.

일시자금예치금은 일시 예치하는 자금이다. 개별 회원조합 입장에서는 규모가 작은 금액이지만 91개 전 지역 조합이 자금을 한 데 모을 경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가 된다. 중앙회는 운용전문인력을 통해 자금을 굴려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공제사업은 수협중앙회의 주요 재원 중 하나다. 공제사업은 일반 보험과 유사한 상품이다. 어민 등 어업종사자의 높은 노동강도를 이유로 일반 보험사가 가입을 막자 조합원이 안정적으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공제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협중앙회 공제사업 자산은 총 4조596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4조4958억원 대비 2.23% 증가했다.
<출처=수협중앙회>

◇ 공적자금 1.1조 투입에도 공시대상 ‘제외’…투명성 제고 목소리

비영리 특수법인인 수협중앙회는 어촌사회와 수산업 발전을 위한 회원조합 경영 및 자산운용 지원 등을 위해 설립됐다. 회원조합과 달리 예·적금, 대출 등 금융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자체 자산만 14조원에 이르는데다가 운용자금 규모만 11조원 규모인 금융 조직인 만큼 경영현황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산하 91개 회원조합으로부터 여유자금을 예치받아 사업을 하는 만큼 투명한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는 수협중앙회에 공시 의무를 부여하는 법 규정이 없다는 데 있다. 수협중앙회가 수행하는 사업과 재무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외부 자료는 홈페이지에 연 1회 올라오는 결산공고 밖에 없다.

그마저도 지도경제사업부문과 신용사업특별회계의 재무상태표를 올리는 수준에 그친다. 타 금융기관과 같이 분기별 사업보고서, 재무제표, 예결산 정보 등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깜깜이’ 공시라고 불리는 이유다.

역설적으로 회원 조합은 상호금융감독규정에 따라 연 2회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등 점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산하 조직은 공시 의무가 있지만 그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중앙회는 공시 의무가 없다.

비슷한 성격의 협동조합인 농협중앙회와도 차이를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매 분기 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결산 자료를 게시한다. 감사보고서 같이 구체적인 자료가 공개되진 않지만 자체적으로 다양한 경영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수협중앙회에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점도 ‘경영 투명성 강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로 거래 기업들이 줄도산하자 그 여파는 수산정책자금 부실화로 이어졌다. 이에 수협중앙회는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체결하고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수협중앙회는 2017년부터 2028년까지 12년에 걸쳐 공적자금을 분할 상환한다는 로드맵에 따라 자금을 상환하고 있다. 이달 6일 수협은행으로부터 배당 받은 609억원을 추가 상환하기로 하면서 총 상환액은 4007억원에 이른다. 아직 7574억원이 남은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중앙회를 비롯해 협동조합의 ‘깜깜이’ 공시에 대한 지적은 과거부터 계속되어 왔다”며 “더욱이 수협중앙회는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기관인 만큼 경영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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