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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줄이기 어려운 게임즈·엔터 "업권 특성 감안" [카카오 닻올린 상생경영]⑤5년 만에 162% 폭증, 골목상권 논란 멍에…100개 이하로 감축 추진

원충희 기자공개 2022-04-26 14:44:53

[편집자주]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주식먹튀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상생을 추구하기 위한 비전 '비욘드 코리아'를 공개했다. 국내 소상공인과 창작자 지원, 상생기금과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카카오 공동체와 사장단 앞에 놓인 과제 및 전략은 무엇일까. 공동체 핵심 키맨들을 중심으로 닻올린 카카오의 상생경영을 따라가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5일 08: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룹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핵심 사업에서 벗어난 계열사를 계속 정리하겠다."

카카오가 상생경영을 발표하면서 약조한 것 중 하나가 계열사 정리다. 카카오를 둘러싼 비난의 주 요인은 문어발 확장과 골목상권 침투였다. 특히 국내 계열사가 다수였는데 지난해 말까지 134개에 달했다. 이를 100개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문제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계열사다. 이들은 게임 개발 및 메타버스 사업, 영상콘텐츠 제작능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인수합병(M&A)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카카오 본사에서도 업권의 특성을 감안해 통폐합 및 매각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힌 만큼 운신의 폭이 제법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사와 M&A로 큰 카카오, 어쩔 수 없는 계열사 급증

카카오의 고속성장 비결 중 하나는 사업부 분사와 M&A다. 사내에서 유망사업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면 자회사로 독립시킨다. 이 과정에서 외부투자 유치도 적극적이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이런 식으로 커왔다.

*카카오엔터 김성수 대표(좌), 이진수 대표(우)

타법인 인수도 적극적이었다. 카카오게임즈의 모태는 2016년 인수한 '엔진'이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포도트리'란 회사를 기반으로 두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과거 인수한 '김기사'가 시작이었다. 작년 하반기에는 '지그재그' 브랜드로 유명한 크로키닷컴을 인수해 카카오스타일을 출범시켰다.

카카오 자회사들도 모회사처럼 공격적으로 계열사들 늘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회사 등을 대거 인수했고 카카오페이는 증권사와 보험사를 세팅했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게임개발사, 연예기획사, 영화·드라마 제작사, 공연기획사 등을 수시로 사들였다.

덕분에 계열사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카카오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16년부터 5년간 계열사 수가 162% 증가했다. 이는 71개 대기업의 계열사 증가율 중 최대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계열사만 집계하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는 국내 계열사가 대거 늘어난 셈이다.

이는 골목상권 침해란 멍에를 뒤집어쓴 계기가 됐다. 택시 등 여러 업권에서 반발이 일어났고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리더십 교체와 상생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기폭제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계열사 수 감축은 자연스레 주요 아젠다로 떠올랐다.

◇플랫폼과 달리 독점 불가능, 계열사 수 제한시 성장동력 훼손

계열사 정리는 비핵심 사업부터 시작된다. 이미 꽃·간식·샐러드 배달사업은 철수를 마무리 지은 상태다. 헤어샵 중개서비스의 경우 지분 정리를 추진 중이다. 외부투자를 받은 일부 업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있어 지분 정리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제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계열사들이다. 게임즈 산하에는 카카오VX, 메타보라, 엑스엘게임즈, 라이온하트 등 여러 자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대부분은 신사업 및 게임 개발사들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유통(퍼블리싱)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라 개발능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스타쉽엔터, 메가몬스터, BH엔터, 영화사월광, 사나이픽쳐스 등 연예 매니지먼트와 영화·드라마 제작사 등 영상콘텐츠 관련 계열사들이 수두룩하다. 콘텐츠는 꾸준한 투자와 제작역량 및 지식재산(IP) 확보가 필요한 만큼 M&A를 통해서 이를 구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계열사 수 제한이 걸리면 성장동력이 크게 훼손된다.

더구나 플랫폼 업체와 달리 콘텐츠 업종은 독점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골목상권 이슈가 달리 볼 필요가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는 플랫폼 사업이라 규모의 경제와 독과점 이슈가 불거질 수 있는 분야"라며 "게임, 엔터 등 콘텐츠 사업은 참신함과 대중성이 중요한 업권이라 한 기업이 시장을 잠식하는 게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게임업계는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전통의 강호였지만 '배틀그라운드'를 내세운 크래프톤과 '오딘'을 흥행시킨 카카오게임즈가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면서 3N·2K 구도가 만들어졌다. 엔터업계도 BTS를 성공시킨 하이브가 전통의 빅3(SM, YG, JYP)를 제치고 1위사로 올랐다. 히트 콘텐츠 하나가 업계 순위를 단번에 뒤바꿀 수 있는 업종이다.

김성수 카카오 의장 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은 "계열사의 숫자보다 어떤 계열사들이 있는지 봐달라"며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 134개 중 80개사가 엔터와 게임즈의 콘텐츠 제작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K-콘텐츠의 글로벌 확대를 위해 인수한 회사들은 계열사 감축에서 예외적으로 볼 것이란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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