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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패자부활전]집단소송 털어낸 테라펀딩, 부동산담보대출로 재도약 시동③장병규 전 본엔젤스벤처 대표 인연, 초기투자·서포트 역할 '톡톡'

권준구 기자공개 2022-05-30 08:03:55

[편집자주]

2015년 해외 성공 모델을 본떠 국내에서 200개가 넘는 P2P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각종 규제와 잇따른 고소·고발로 수많은 회사들이 고사위기를 맞았다. 2020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으로 현재 47개 업체가 패자부활전에 이름을 올리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더벨이 대안금융 유망주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후 다시 재기를 노리는 P2P 스타트업의 지난 7년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4일 12: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 간의 고소·고발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테라펀딩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부동산 전문 P2P로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테라펀딩은 선두를 달리던 업체였지만 잇따른 악재에 휘청였다. 하지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이하 온투업체) 등록 이후 부동산담보대출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이는 사업 초기부터 든든한 조력자로서 역할을 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덕분이다.

◇사법리스크 악재에 '초기기업 전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지원

2015년 1월 영업을 시작한 테라펀딩은 P2P 업체 중 부동산담보대출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부동산담보대출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점 사업으로 정했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설립 전 미국에서 성장하고 있던 부동산 소액 투자 플랫폼을 접하고 이를 모델로 해 현재의 테라펀딩을 설립했다.

테라펀딩은 부동산 소액 투자에 대한 시장 수요를 공략했다. 다세대, 다가구 주택 등 중소형 주택공급 프로젝트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소액 투자자들을 연결했다. 당시 국내 P2P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누적 대출액 6000억원을 넘어서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모험자본 역시 테라펀딩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2016년 P2P 온라인 대출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허용한 직후 초기기업 발굴 전문 VC인 본엔젤스파트너스가 6억5000만원을 베팅했다. 양 대표는 "본엔젤스파트너스가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시행령을 개정한 바로 다음날 테라펀딩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당시 테라펀딩 투자 딜(Deal)을 담당했던 이는 장병규 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이다. 장 전 대표는 현재 크래프톤의 이사회 의장으로 있다. 그는 2년 동안 양 대표의 멘토로서 역할을 하며 경영 전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장 전 대표는 투자 유치시 호황기뿐 아닌 불황기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라펀딩은 2019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KB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유니온투자파트너스, SBI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2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다.

이러한 조언은 테라펀딩이 고난에 처한 순간에 역할을 했다. 테라펀딩은 2020년 300여명의 투자자들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했다. 서귀포 타운하우스 PF 상품에 대한 상환금 미납과 건물 허가 변경 신청이 불허된 사실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양 대표는 "당시 악의적으로 고소를 반복하는 고소인으로 인해 5건의 형사소송에 걸렸지만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테라펀딩은 작년 법정 최고금리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았다. 금감원에서 P2P 업체가 받은 수수료를 이자로 합산하면서 당시 법정 최고금리인 24%를 넘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종 결정 기관인 금융위에서 규제 공백 상태에서 발생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서 기관 경고로 마무리됐다.

해당 사태들은 업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만한 파급력이었다. 잇달아 발생한 송사로 인해 지난해 금융위는 테라펀딩의 온투업 등록 심사 역시 연기했다. 양 대표는 "이 과정에서 벤처캐피탈 등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컸다"며 "재무적 투자뿐 아니라 경영 전반에 대한 서포트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DNA' 테라펀딩, 부동산담보대출로 과거 영광 회복

집단소송, 영업정지 처분 등 악재를 털어낸 테라펀딩은 올해 4월 13일 온투업체로 정식 등록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숨통이 틔었다. 내달부터 부동산담보대출로 영업 재개를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모험자본을 유치한 렌딧, 8퍼센트, 피플펀드 등 P2P 업체들은 모두 개인신용대출에 집중하고 있다. 테라펀딩은 이러한 기조와 관계없이 부동산 전문 P2P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테라펀딩의 '맨파워'는 부동산 전문성에서 나온다. 양 대표를 필두로 부동산 스페셜리스트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양 대표는 2007년부터 부동산 경매투자를 시작해 총 8년간 현장에서 직접 부동산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평균 20년 경력의 금융권 출신 심사역들이 포진해 있다. 대출 심사평가부터 채권 매각,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채권 추심, 유치권 관리 등 기존 은행권 인력들도 가지지 못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건설사 출신 리스크 관리 전문조직을 운영해 준공·상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변수들을 책임지고 대응한다.

테라펀딩은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부동산 PF보다는 부동산담보대출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테라펀딩의 누적 대출액 1조1957억원 중 9635억원은 부동산 PF이고, 2322억원은 부동산담보대출이다. 테라펀딩은 부동산 PF를 하면서 부실률을 3%대로 관리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해당 상품에서 고소·고발이 발생하는 등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양 대표는 "우선 주담대로 영업을 재개하고 규제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며 "공격적으로 영업하기보다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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