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M&A]몸값에 쏠린 시선…'장부가' 넘기기 힘들다해외손실·원자재값 여파, 프리미엄 주기 힘든 여건
이정완 기자공개 2022-06-03 07:22:09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16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세아 그룹이 쌍용건설 인수에 나서면서 몸값으로 얼마를 지불할지에 관심이 몰린다. 건설업종이 올해들어 원자재 급등에 시달린 데다가 쌍용건설의 경우 해외 사업장 손실 부담까지 있어 장부가(Book value)를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시장에선 당장 높은 금액을 지불하진 않더라도 인수금액을 상회하는 유상증자를 약속했기 때문에 쌍용건설의 재무여건 개선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장부가액(Book value)을 추산하려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바이투자청은 당시 쌍용건설 보통주 3400만주를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사들였다. 당시 인수가액은 주당 5000원을 적용해 1800억원이었다.
이후 2017년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에 252만여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140억원 안팎이 추가 투입됐다. 지난해말, 1242만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621억원의 자금수혈이 재차 진행됐다. 이를 합산한 쌍용건설 장부가액은 2400억원대로 추정된다.

시장에선 글로벌세아가 두바이투자청이 인식한 쌍용건설 장부가액을 상회하는 몸값을 지불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부가 대비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사오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주택사업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한다고 치더라도 해외 사업장 손실 여지가 있어서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해외 사업장 가운데 우드랜드병원(-594억원, 싱가포르), 로얄아틀란티스(-490억원, 두바이), 옥슬리타워(-249억원, 말레이시아) 등이 있다. 옥슬리타워의 경우 공사를 타절하여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반면 우드랜드병원, 로얄아틀란티스 사업의 합산 수주잔고는 2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손실 발생 여지가 있다.
다만 글로벌세아의 실제 자금 투입규모는 인수가를 두 배 가량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금액을 상회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2000억원 안팎에 매입한다고 치면 추후 2000억원 이상을 증자대금으로 투입하는 식이다.
쌍용건설은 유상증자 이후에도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635%였다. 글로벌세아의 증자대금 규모에 따라 부채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자회사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지난해 유상증자를 지원했으나 추가 자금투입을 두고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투자청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추진한점도 한몫했다. 국부펀드 성격상 공사입찰 초청 외 적극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는 점도 지적됐다.
두바이투자청은 인수 의사를 표한 글로벌세아에게 지분 인수보다 더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조건으로 매각을 결정했다. 이는 두바이투자청이 2015년 쌍용건설을 인수할 때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당시 대규모 감자로 주식 수를 줄인 뒤 쌍용건설이 발행한 신주를 인수해 회사에 직접 자금이 흘러 들어가도록 했다.
쌍용건설은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2015년 12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 한 해 279억원 영업적자를 제외하면 2020년까지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바이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과 싱가포르 우드랜드 병원 현장에서 공사 지연으로 인한 적자가 발생한 탓에 지난해 2015년 다음으로 큰 110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급등 상황과 해외 사업장을 감안하면 쌍용건설을 장부가 대비 프리미엄을 주고 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수 후 대규모 증자가 진행되면 재무지표가 개선되기 때문에 쌍용건설과 글로벌세아 모두 '윈윈'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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