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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맨 전략…'내부' 발탁 삼성 vs '외부' 영입 LG [테크사 500조 전장 승부수]빅딜 노리는 삼성, 하만 주역 이승욱 배치…LG전자 '실험적 인사' 독일파 은석현, 파트너십 강점

손현지 기자공개 2022-06-21 10:49:32

[편집자주]

삼성과 LG, 국내 전자업계 투톱이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부품 시장에서 맞붙는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성장으로 자동차가 '바퀴 달린 전자제품'으로 진화하면서 부품 업계도 무려 500조에 달하자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애플, 구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CT도 뛰어드는 형국이다. 삼성과 LG 두 테크사의 사업전략, 키맨, 투자, M&A 방향성 등을 비교하고 차별점과 경쟁력을 파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7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장(전기자동차 전자장치 부품) 신사업의 키를 쥔 핵심 키맨 선임 방식도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M&A, 전략 등 노하우가 많은 내부 출신 임원(이승욱 부사장)을 발탁한 반면 LG전자는 글로벌 전장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외부인물(은석현 전무)을 배치했다.

두 그룹 CEO의 전장사업 철학, 접근 방향성의 차이로도 비춰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처럼 굴지가 크고 내실이 튼튼한 기업발굴을 통한 성장에 주안점을 뒀다면, 구광모 LG 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차량용 부품사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주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M&A 백전백승'…이승욱 부사장의 딜 혜안 강점

삼성과 LG 전장사업 키맨으론 이승욱 삼성전자 부사장과 은석현 LG전자 전무가 꼽힌다. 두 사람 모두 1967년생 동갑내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력만 놓고 보자면 다른 점이 많다. 이 부사장은 그룹 내 기획과 전략 분야에서 탄탄대로를 밟아온 '내부' 출신, 은 전무는 독일 보쉬에서 선진화된 전장사업을 경험한 '외부' 출신 인사다.

*이승욱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
두 사람에게 요구되는 그룹 미션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전략가'다. 그룹 내 신사업, 굵직한 M&A이슈가 있을 때마다 투입되던 인물이다. 그를 전장사업팀에 투입했다는 건 추가 M&A를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삼성의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1위 NXP 인수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배경이다.

그는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런대 고분자공학 박사를 받은 뒤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략기획팀에서 경력을 쌓았다. 당시 능력을 인정받아 삼성 계열사 엘리트들이 총 집합한다는 삼성 미래전략실 상무로 발탁되며 각종 M&A를 주도했다.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엔 사업지원TF에서 사업재편 및 신사업 발굴 등에 기여했다. 삼성과 한화의 방산 계열사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하만 인수 주역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삼성SDI에선 전지소재 분리막 신사업 밑그림을 그린 인물로 알려진다. 분리막소재팀에서 사업화 체제를 구축한 공을 인정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 초 전장사업팀에 이 부사장을 구원투수로 보냈다. 전장사업팀은 2015년 설립된 이후 위축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직규모 뿐 아니라 산하 임원급 재원들도 줄어들었다. 2016년 3명에서 2018년부턴 7명까지 확대되다가 올들어선 5명으로 축소됐다. 신사업 전략 구축에 능한 이 부사장을 전장사업팀으로 보냈다는 건 꺼져가는 전장사업 불씨를 다시 지펴보겠다는 전략이다.

하만과의 시너지 극대화에도 제격이다. 이 부사장은 하만의 이사회 일원인 안중현 부사장과 과거 M&A 등 수차례 호흡을 맞췄다. 삼성과 하만이 각각 분리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부사장이 하만과 삼성 전장사업팀간 협력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단 관측이다. 안 부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임원직을 사임했다.

◇LG의 혁신, 글로벌 전장판 17년 경력자 은석현 전진배치

반대로 은 전무는 순혈주의가 강한 LG그룹 내 눈에 띄는 '외부' 인사다. 자동차부품사업의 본고장이나 다름없는 독일 보쉬(Bosch) 본사에서 무려 17년간 현지, 한국·일본 지사에서 기술 영업마케팅 업무를 수행한 인물이다. 보쉬는 글로벌 자동차부품 업계 1위다. 그 뒤를 캐나다의 마그나, 독일의 콘티넨탈, 일본의 덴소 등이 뒤따른다.

역대 VS사업본부장 통틀어서도 전무한 이력이다. 전임자인 김진용 부사장도 순 LG전자 출신으로 영상미디어연구실, HE 커머셜 디스플레이&시큐리티사업부장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2013년 부터 LG전자의 모빌리티사업에 발을 담갔다.
*은석현 LG전자 전무(VS사업본부장)

LG그룹이 새로운 전장수장인 은 전무에게 거는 기대는 뭘까. 단연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LG계열사간 전장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파트너십 구축에 공을 들여야 하는 만큼 과감하게 외부출신 은 전무를 택했다.

은 전무는 보쉬와 거래를 이어가던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인맥을 보유하고 있어 수주 발굴, 영업전략 추진에 유리한 인물이다. 업력이 갓 10년에 이른 LG전자가 수십년 노하우를 지닌 글로벌 부품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선 은 전무의 네트워크십이 꼭 필요했다.

은 전무의 탄탄한 부품업계 인사이트도 강점이다. 전장업계도 어느정도 트렌드 변화를 쫓아야 하는 산업인 만큼 틀에 갇히지 않는 혁신 감각도 필요하다. 구광모 LG 회장의 과감한 외부인재 영입에 담긴 메시지는 수익성 좋은 시장 발굴 뿐 아니라 어느정도 과감한 도전도 서슴치 않겠다는 의지가 서려있다.

LG전자는 최근 신사업 마다 외부수혈 기조에 나서는 기조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혁신사업의 추진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이다. 렌탈사업 진출을 위해 작년 영입했던 이재호 부사장(렌탈케어링사업센터장하이케어솔루션 이사)은 웅진코웨이 출신이다.

그 밑에 이성진 상무(렌탈케어링사업기획) 또한 SK매직 출신 인사로 채웠다. TV플랫폼 사업혁신을 위해서도 삼성전자 출신 조병한 전무(HE플랫폼사업담당)를 배치했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 그룹장에도 SK플래닛 11번가 출신의 장진혁 전무를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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