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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기대 모은 포스트 '검은사막'…문제는 출시일 [게임사 IP 경쟁력]⑤IP 플랫폼 확장 성공 대표주자, '붉은사막'·'도깨비' 등 대작 등장까지 주가 상승 재료 부재

이장준 기자공개 2022-07-05 15:49:43

[편집자주]

게임사 주가는 부침이 심하다. 매번 히트작을 내놓을 수 없을 뿐더러 신작 출시 시점도 배분하기 어려워서다. 최근 크립토 시장이 겨울을 맞아 블록체인 게임 진출 선언만으로 주가를 띄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게임사 본연의 지식재산권(IP) 역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조만간 신작 출시를 앞둔 게임사의 과거 흥행 실적 및 재무 성과, 주가 추이 등을 토대로 IP 경쟁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1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고의 대규모멀티플레이형(MMO) 게임을 만든다.' 펄어비스는 다작(多作)을 통해 성공 확률을 높이기보다는 대작(大作)을 만들어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인 개발사다. 초기 개발 비용이 더 투입되더라도 자체 게임 엔진을 사용해 높은 기술력을 고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펄어비스의 장인정신은 '검은사막'을 만들어냈다. 2014년 출시 이후 현재도 펄어비스를 상징하는 주요 지식재산권(IP)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기존 PC 플랫폼에서 모바일과 콘솔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한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다만 작품 하나하나에 큰 공을 들이는 만큼 신작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하다. 지난해 출시를 계획했다가 연기한 포스트 검은사막 '붉은사막'은 연내 출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레일러 공개부터 기대를 모은 메타버스 게임 '도깨비'도 붉은사막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대작이 등장하기까지 주가 상승 재료가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PC로 시작한 검은사막 IP, 모바일·콘솔로 플랫폼 갈아타며 승승장구

2010년 9월 NHN게임스 출신 개발자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은 심연 속 진주라는 의미를 지닌 게임사 펄어비스(Pearl Abyss)를 설립했다. 2011년부터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 게임 '검은사막'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2014년 12월 국내 PC 서비스를 시작했다.

검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자체 게임 개발 기술력에 힘입어 히트를 쳤다. 김대일 사단이라 불리는 창립 주요 멤버들이 여전히 개발 주요 역할을 수행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이듬해에는 일본과 러시아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글로벌 진출 첫발을 뗐다. 2016년에는 대만 법인을 설립하고 이듬해 현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7년에는 유럽법인을 설립하며 9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사실상 검은사막 단일 IP를 지닌 하우스였지만 글로벌 사업에 열을 올리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터키, 중동, 아프리카에 이어 이듬해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뻗어나갔다.


이듬해 펄어비스는 성공한 IP를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하는 작업에 나섰다. 2018년 2월 '검은사막 모바일'을 출시했는데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6관왕을 휩쓸며 대박을 터트렸다. 이 역시 대만을 시작으로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했다.

여기 그치지 않고 서구권에서 잘 통하는 콘솔 플랫폼에도 도전장을 냈다. 2019년 3월과 8월 각각 엑스박스원과 플레이스테이션4를 통해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했다.

검은사막 IP를 활용해 PC와 모바일, 콘솔까지 플랫폼을 넘나들며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2018년 4048억원이었던 펄어비스의 영업수익은 이듬해 5359억원까지 불어났다.

2020년에는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과 관계 없이 한 서버에 모여 검은사막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라는 혁신적인 시스템도 도입하기도 했다.

펄어비스가 플랫폼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던 건 게임의 토대를 이루는 엔진이 펄어비스의 자체 개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검은사막 엔진'으로 PC, 모바일, 콘솔 게임을 만들었다.

검은사막 IP는 2020년 9월 누적 매출이 2조원을 돌파했고 현재 150여개 국가에서 약 4500만명이 즐기는 글로벌 대표 게임 IP로 성장했다. 여전히 강력한 IP이기는 하나 수익성은 조금씩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다. 2020년 4888억원에 이어 이듬해 4038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1년 새 영업이익도 1573억원에서 43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경쟁력 있는 IP가 검은사막뿐이라는 점은 펄어비스의 약점으로 꼽힌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펄어비스의 게임사업부문 영업수익은 984억원이다. 그중 검은사막 IP를 통해 발생한 영업수익은 709억원으로 전체의 79.3%를 차지한다. 그나마 나머지 게임부문 매출은 2018년 인수한 CCP게임즈의 IP 'EVE'에서 나왔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아픈 경험을 겪기도 했다. 검은사막 모바일(黑色沙漠) 중국 진출이 대표 사례다. 중국의 한한령 이후 판호(허가권)를 발급받으면서 올해 4월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 텐센트, 아이드림스카이와 함께 현지화와 마케팅에 주력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수년 새 중국 게임 트렌드가 달라졌고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미지근한 성과를 거뒀다. 더 이상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다는 시사점을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규 IP 가능성은 무궁무진…완성도 높이면서 일정 연기 부담

펄어비스의 주가는 상장 직후부터 2017년 말까지만 상승세를 탔지만 신규 IP가 부재했기에 이후 3년 넘게 횡보하거나 약세를 보였다. 2020년 5월 섀도우 아레나(SHADOW ARENA)를 글로벌 얼리액세스 방식으로 선보이긴 했으나 정식 출시는 아니라 영향은 미미했다.

현재 펄어비스가 차세대 게임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는 대표작으로는 '붉은사막(Crimson Desert)'이 있다. 검은사막의 세계관을 잇는 작품으로 2020년 더게임어워드(TGA)에서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출시 지연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본래는 지난해 붉은사막을 출시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 차례 출시를 미뤘다.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에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을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동시에 선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펄어비스가 올해 신작을 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없다. 올해 출시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가 출처=네이버금융

펄어비스의 기대작으로는 '도깨비(DokeV)'도 자주 거론된다.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로 개발 중인데 메타버스 게임으로 유명세를 탔다.

지스타 2019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했고 게임스컴 2021 행사에서 신규 트레일러를 통해 섬세한 그래픽과 실시간 전투, 이동 수단, 소셜 액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영상은 공개 5일 만에 조회수 700만뷰를 돌파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급등한 것도 2021년 들어 이맘때다.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펄어비스의 시가총액이 2배 넘게 뛰었다.

하지만 실제 출시일까지 괴리가 상당했던 데다 붉은사막의 출시 연기로 펄어비스의 주가는 다시 트레일러 공개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도깨비의 경우 붉은사막 이후에 선보일 예정이라 최소 내년 이후 출시가 전망된다. 이 밖에 엑소수트 MMO 슈터 장르의 PC·콘솔 게임 '플랜8'도 개발 중인 단계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붉은사막의 경우 작년 말에 출시가 연기됐고 그 이후로 언제 출시되는지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며 "차기작은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순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출처=펄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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