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권 모니터링]KT&G, 인도네시아 담배사업 '손상처리' 전화위복 될까900억 투자 '트리삭트' 지분 51% 확보, 금리인상 '공정가치' 추정액 장부가 미달
이우찬 기자공개 2022-07-06 08:07:57
[편집자주]
무형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순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얹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또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손상검사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5일 14:24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사업 관련 영업권이 전액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등 인도네시아 현지 경제 상황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KT&G는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세계 두 번째 담배소비국에 진출하며 사세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거래로 고가 인수 의혹 등을 받으며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건은 최종 무혐의 결론이 났다
KT&G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담배사업 현금창출에 대한 손상평가를 수행한 결과 장부금액과 회수가능액의 차이 169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이번 손상차손으로 인도네시아 담배사업 영업권은 '0'원이 됐다.
회계법인은 M&A의 결과물인 영업권을 통한 '회수가능액'을 확인하고 이를 '장부금액'과 비교해 미달하면 장부가를 회수 가능액으로 조정하고 감소액만큼 손상차손으로 처리한다. 앞서 2020년에도 해당 영업권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권이 소멸된 것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담배사업의 매출 성장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T&G는 향후 5년 담배사업의 연평균 매출증가율을 16.5%, 영업이익률을 6.8%로 평가했다. 이는 2020년 대비 각각 6.5%포인트와 3.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상승이 영업권 손상 요인으로 파악됐다. WACC는 자본 사용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최저 수익률로, 투자를 통해 얻어야 하는 최소한의 수익률과 같은 의미다.
WACC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시경제 측면의 이자율, 법인세율과 부채 등의 자본구조가 있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본 조달 비용을 늘린다.
인도네시아 담배사업은 올해 이후에도 고물가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35% 상승했다. 이는 2017년 6월(4.37%) 이후 5년 내 최고치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전 세계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업권 손상에도 무형자산은 SAP(전사 자원관리 시스템) 개발 영향으로 소폭 증가했다. 무형자산은 2020년 1341억원에서 지난해 1457억원으로 늘었다. KT&G의 무형자산은 전체 10조원을 웃도는 자산총계의 1% 수준이다.
앞서 KT&G는 2011년 11월 인도네시아 소재 담배 제조 기업인 트리삭티(Trisakti)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렌졸룩 지분 100%를 897억원에 취득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렌졸룩 지분 취득으로 발생한 영업권은 533억원이다.
렌졸룩 지분 인수가는 장부가인 180억원의 5배 수준이었다. KT&G는 금융감독원 회계조사국 조사를 받기도 했으나 20200년 7월 금융당국이 '고의성 없는 중과실'로 최종 결론을 냈다.
인도네시아는 KT&G가 진출한 국가 중 사업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함께 최대 담배 소비국으로 통한다. 15세 이상 남성의 70%가량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KT&G는 2018~2020년 인도네시아에서 2034억원, 2609억원, 1951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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