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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지금]업비트로 흥한 케이뱅크, 의존도 줄이기 '사활'③가상화폐 감소세에 대안찾기 분주…여신 늘리고 고객 확대 추세는 '긍정적'

김현정 기자공개 2022-07-08 08:09:49

[편집자주]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 닻을 올렸다. 하지만 비우호적 경제 상황으로 증시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O를 강행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밑바탕에 자리해 있다. 실적이 정상 궤도에 오른 데다 경영 지표들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업비트 효과가 정점을 지났고 빅테크 규제 심화를 감안한 전략적 셈법도 엿보인다. 더벨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7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에 업비트는 ‘양날의 검’이다. 케이뱅크만이 보유한 강력한 무기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를 지녔다. 은행권 최대 순이자마진(NIM), 꾸준한 수수료이익, 여수신 고객 확대 기반 등의 성과 상당 부분은 업비트 입출금 계좌 서비스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상화폐 침체기가 도래하면서 최근 업비트 관련 수신고는 정점 대비 줄어들고 있다. 다만 케이뱅크의 고객수 및 여신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비트 의존도 줄이기를 위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와의 제휴를 시작한 시기는 2020년 6월이다. 물 밑에서 준비한 기간은 그에 앞서 일 년여가 된다. 이문환 전 행장 시절 처음 업비트 제휴 사업을 이사회에 제시했을 때 절반 이상의 이사진이 강력 반대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상화폐 시장이 아직 낯선 때였고 리스크가 있는 사업인 만큼 반전을 노리다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당시 개점휴업 상태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던 케이뱅크는 철저한 대비로 사업을 준비했다.

업비트 입출금 계좌 서비스는 예상보다 더 큰 성공을 이뤘다. 업비트에 들어가 가상화폐에 투자하려면 케이뱅크 은행 계좌로만 자금을 이체해야 한다.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80%를 넘어섰다. 특히 2021년 가상화폐 붐 덕분에 업비트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연달아 케이뱅크 고객 및 수신 잔고가 가파른 속도로 늘었다.

2020년 6월 말 135만명에 불과했던 케이뱅크 고객수는 2021년 6월 말 615만명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1조8000억원에서 11조3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케이뱅크의 고객 활동성 지표 개선은 괄목할만한 실적 제고로 이어졌다.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2.34%로 은행권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로 윗단이 높아진 영향도 있었지만 가상자산 예치금 등 저원가성수신이 NIM의 하방을 꾸준히 낮췄다. 지난 1분기 케이뱅크 원화예수금 총잔액은 11조5446억원으로 이 중 업비트와의 제휴로 쌓인 고객예치금 비중이 47%에 이른다.

여수신 등 은행 영업이 확대된 것도 업비트 제휴 영향이 컸다. 서호성 행장은 업비트 계좌 서비스로 유입된 고객들의 락인(Lock-in, 고객 묶어두기)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펼쳤다. 업비트 예치금은 기업 예금으로 분류되는데 이를 제외한 개인 예금이 2020년 말 2조 6580억원에서 일 년 뒤 4조 6682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여신 규모 역시 2020년 말 3조원가량에서 작년 말 7조원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케이뱅크 수수료이익도 업비트 제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2021년 케이뱅크 수수료이익 357억원 중 82%가 업비트 관련 이익이다.

케이뱅크의 수익 창출 대부분이 업비트 기반이라는 점에서 높은 의존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다. 업비트 덕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은 이뤘으나 업비트 제휴의 부재 혹은 입출금 계좌 서비스 이용 고객 감소를 가정했을 때 케이뱅크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가상화폐 가격 급락과 '루나'와 '테라'의 코인런(Coin Run)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거 자금이탈이 이어짐에 따라 우려는 더욱 커졌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앞으로도 꼭 케이뱅크와만 계좌 제휴를 한다는 보장도 없다. 작년 두나무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1%를 확보한 것을 놓고 업비트와 우리은행 계좌 제휴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이 많았다.

남승현 두나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케이뱅크가 아닌 우리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한다기 보다는 고객 편의를 위해 우리은행을 포함한 다른 은행으로 실명계좌를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타행과의 제휴 가능성을 내비추기도 했다. 업비트가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파트너를 다변화할 경우 케이뱅크 실적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케이뱅크가 자체 경쟁력 확보를 통해 점차 업비트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 들어 업비트 계좌 예치금 잔액은 정점 대비 감소 추세지만 고객 수 및 여신 잔액 규모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케이뱅크 업비트 고객 예치금은 2020년 말 1조원을 밑돌다 2021년 급상승해 그 해 11월 말 6조 4000억원가량으로 정점을 찍고 줄곧 하락 중이다. 가상화폐 침체기 때문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업비트 투자자 예치금 잔액은 5조 5617억원가량이다.

반면 케이뱅크 고객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2020년 말 219만명에서 2021년 말 717만명까지 증가했으며 올 3월 말 750만명을 찍고 6월 말 780만명까지 증가했다. 대출 사업도 여러 상품을 기반으로 꾸준히 확장 중이다. 케이뱅크 여신 규모는 2021년 말 7조 900억원에서 올 3월 말 7조 8000억원, 6월 말 8조 7000억원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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