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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업종과 만난 건설사들]대아청과·삼성금거래소, M&A 큰손 호반의 도전기사회공헌·지분승계 활용 용도 신사업 매물 찾기 계속

신준혁 기자공개 2022-07-18 10:48:34

[편집자주]

벤처투자, 2차전지, 스마트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분을 투자하거나 자회사로 확보해둔 사업 포트폴리오다. 건설사들이 이전에는 연결고리를 찾아보기 힘들던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신영역으로 진출해 미래 생존능력을 키우기 위한 시도다. 더벨이 이색업종으로 볼 수 있는 건설사 자회사들의 특징과 사업전략을 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4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린다. 사업적 연관성이 낮은 이색업종에 있는 기업을 인수해 사세를 급격하게 불렸다. 인수전마다 붉어진 '눈치보기' 논란과 무리한 확장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M&A를 향한 열정을 굽히지 않았다. 그 결과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도 캐시카우를 창출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색 신사업' 대아청과, 지배구조 승계 구심점 역할

M&A 시장에선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의 토지나 건물 등 유형자산을 노리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건설업종은 토지 용도변경을 통해 부지를 개발하거나 매각해 차익을 얻은 후 재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업계에선 건설사가 우량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을 매입하는 딜을 부정적인 시그널로 인식한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M&A 활용법은 달랐다. 2016년 울트라건설을 시작으로 11개 기업의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칸서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이해관계에 따라 인수 직후 매각한 폴라리스 쉬핑을 제외하면 부지를 개발하거나 재매각한 사례는 없다.

호반건설은 건설업과의 시너지 효과 보다 수익성 높은 알짜 기업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아청과와 삼성금거래소, 대한전선 인수, KCGI의 한진칼 지분 투자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호반프라퍼티와 호반건설이 2019년 인수한 대아청과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청과물 수탁판매업체다. 1994년 설립과 동시에 서울시 지정 도매시장법인 정식허가를 취득했다. 호반프라퍼티와 호반건설이 각각 51%,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 가격은 564억이다.

호반은 대아청과를 농어촌 협력기금 지원이나 전국 푸드뱅크 기부, 서울시 광역 푸드뱅크 기부 등 사회적 활동에 활용했다. 대아청과는 인수 후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 덕분에 서울시 농수산 식품공사 주최 CS 경진대회 우수상과 업무검사 우수 도매시장 법인 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아청과는 지배구조상 2세 승계를 완성하는 구심점 역할도 하고 있다. 호반프라퍼티의 최대주주는 김상열 호반 회장의 장녀 김윤혜 사장으로 지분 30.97%를 보유 중이며, 차남 김민성 호반산업 상무가 20.65%를 갖고 있다. 나머지는 자사주다. 실질적으로 '김윤혜 씨→호반프라퍼티→대아청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다.

호반은 박재욱 호반건설 상임이사를 대표로 선임했고 박준홍 법무팀장을 지원부문장으로 내려보냈다. 대아청과 내부에선 김기영 영업부문장과 이상용 기획부문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경영 안정화를 꾀했다.

배추와 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대아청과의 매출은 기후상황에 따라 큰 변동폭을 나타냈다. 매출은 2019년 생산량 증가로 인해 174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인수 다음해인 2020년 전년 대비 40% 상승한 245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생산량 증가로 인해 199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영업이익도 2018년 34억원에서 2019년 2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20년 6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인수한 삼성금거래소는 호반그룹의 본업인 건설업과 더 거리가 멀다. 21.13%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박내춘 삼성금거래소 회장은 자신의 지분을 호반프라퍼티와 호반건설에 매도했다. 당시 호반프라퍼티와 호반건설의 지분율은 각각 32.34%, 31.07%로 나타났다.

◇금거래소 인수해 운영, 기업가치 높이기 집중

삼성금거래소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호반프라퍼티와 호반건설이 보유한 지분은 50.71%, 48.72%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호반건설 의결권이 호반프라퍼티에 위임되면서 김윤혜 사장의 영향력도 덩달아 확대됐다.

호반은 인수 직후 서동진 호반건설 법무팀장과 김성욱 호반프라퍼티 경영기획팀장, 민병규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전략컨설팅본부 책임을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로 위촉해 모기업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했다. 현재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는 삼성금거래소 출신인 노용육 대표와 김성욱 경영관리팀장이 맡고 있다.

삼성금거래소는 2004년 삼성귀금속이란 사명으로 설립된 금·은·보석류 제조 및 판매업체다. 2007년과 2016년 삼성귀금속현물거래소와 삼성금거래소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매출은 2016년 이후 상승흐름을 유지하며 1조원 초반대를 기록했다. 거래소 특성상 영업이익률은 0.3~0.4%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4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호반은 M&A 후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피인수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호반은 서서울CC와 덕평CC, 리솜리조트를 인수한 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은 M&A 시장에서 우수한 매물이 나올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기업"이라며 "김상열 회장은 재매각을 통한 단기적인 이익을 쫓기 보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방식을 추구하는 걸로 안다. 당장 호반이 사들인 기업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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