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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재산 투자 막힌 사모운용사, 매물 가능성에 '촉각' 공모주 부진에 실적악화…크라운락·SAP·에프엘 ‘위험군’ 거론

이민호 기자공개 2022-07-20 08:09:49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0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들어 증시 침체 여파로 공모주시장 역시 악화일로에 놓이면서 일반사모운용사들의 매물 출회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유자금 투자(PI) 수익과 공모주펀드 운용에서의 성과보수 수취 효과가 사라지면서 자본잠식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기자본이 설립 자본금 수준인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크라운락자산운용, SAP자산운용, 에프엘자산운용 등이 위험군으로 거론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모주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시장 상장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선배정 혜택을 노린 하이일드펀드가 대거 설정되면서 공모주시장 열기가 유지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시중 유동성이 회수되고 금리 인상 기조로 증시도 부진하면서 공모주 시장 역시 급속도로 냉각됐다.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들은 상장 철회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지속되는 공모주시장 부진이 일반사모운용사들의 손바뀜을 가속화시키는 ‘나비효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020년과 지난해 부실화된 일반사모운용사들이 턴어라운드할 수 있었던 데는 공모주시장 활황이 결정적이었기 때문이다.


2019년 일반사모운용사의 설립자본금 요건이 기존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아진 직후부터 소형 일반사모운용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지만 라임펀드 사태와 옵티머스 사태를 계기로 판매사와 수탁사의 사모펀드 운용행위 관리·감시 의무가 강화되면서 판매·수탁 계약 가능 조건으로 일반사모운용사의 자본금, 운용규모(AUM), 트랙레코드 등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이 허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일부 소형 일반사모운용사들이 펀드 비즈니스를 지속하지 못하고 대거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대부분 펀드 운용규모가 없거나 극히 작았기 때문에 설립자본금 10억원 수준만 있으면 라이선스를 노리고 인수가 가능했다.

펀드 비즈니스에 눈독을 들인 개인 전업투자자뿐 아니라 시행사들 사이에서도 일반사모운용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증권사가 전담하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 업무를 일반사모운용사가 겸영 업무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행사들의 일반사모운용사 인수 유인이 충분했다.

다만 이후 일반사모운용사 매물은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공모주 투자로 높은 수익을 수취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자 생명 연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반사모운용사들은 고유자금 투자로 공모주 수요예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상장 이후 높은 시세차익을 냈다. 여기에 일부 개인고객으로 구성된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소형 일반공모주펀드, 코스닥벤처펀드, 하이일드펀드 등 공모주펀드를 설정해 높은 성과보수를 수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공모주시장이 다시 부진하면서 체력에 바닥을 드러내는 소형 일반사모운용사도 많아지고 있다. 공모주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졌을 뿐 아니라 특히 올해 4월부터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 시행되면서 공모주 투자를 통한 고유자금에서의 수익 기회가 크게 제한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과거 고유자금으로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요건을 두지 않았지만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일반사모집합투자업 등록 이후 2년이 경과하고 펀드 자산규모가 50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고유자금으로 공모주 수요예측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다. 등록 이후 2년이 경과하지 않을 경우 펀드 자산규모가 3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신생이거나 소형인 일반사모운용사는 사실상 고유자금으로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막혀버린 셈이다.

운용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말 쯤 버티기에 실패한 소형 일반사모운용사들이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운용업계는 펀드를 전혀 운용하지 않더라도 운용인력 및 백오피스 인력에 대한 급여와 사무실 임대료 등을 모두 포함하면 1년에 평균적으로 약 5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애초 일반사모운용사는 설립자본금이 10억원으로 비교적 작기 때문에 고유자금이나 펀드를 운용한 수익으로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하면 불과 1년 만에 자본잠식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일반사모운용사의 자기자본 유지요건을 7억원으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 4월 발표한 사모펀드 재도개선 방안에는 일반사모운용사가 자기자본 유지요건을 위반하고 6개월 유예기간 내 해소하지 못할 경우 금감원 검사나 제재심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금융위 상정만으로 패스트트랙으로 등록말소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는 지난해 4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명문화됐다.

등록말소시 5년간 재진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실상 퇴출 선고나 다름없다. 고유자금이나 펀드 운용 길이 막힌 상황에서 자기자본 유지요건을 재충족하려면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형 일반사모운용사의 경우 대주주의 유상증자 여력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운용업계가 올해말에 이르러 일반사모운용사 매물이 대거 출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7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일반사모운용사는 크라운락자산운용 1곳이다. 크라운락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은 6억7112만원이며 이번달 15일 기준 전체 펀드설정액은 120억원이다. 지난해에도 4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냈기 때문에 회복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이 5807만원에 불과했던 스탠다드자산운용은 올해 1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금융투자업 등록취소가 결정되기도 했다.

크라운락자산운용 외에도 자기자본이 설립자본금 수준인 1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위험군에 포함되는 일반사모운용사가 다수 존재한다. SAP자산운용(7억7658만원), 에프엘자산운용(7억7798만원), 더블유에스자산운용(8억3032만원), 이지스리얼에셋투자운용(8억4756만원), 에이스프라퍼티스자산운용(8억8752만원), 위플러스자산운용(9억2973만원), 디파인자산운용(9억4330만원), 이루자산운용(9억4697만원)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중 이지스투자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이지스리얼에셋투자운용이나 법인주주가 다수 참여하고 있는 위플러스자산운용을 제외하면 다른 일반사모운용사는 개인이 최대주주다. 여기에 올해 일반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완료한 에이스프라퍼티스자산운용, 디파인자산운용, 이루자산운용 외에 다른 일반사모운용사는 지난해에도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들 일반사모운용사의 매물 출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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