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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투자의 시간' 엘비세미콘, OSAT 미래 다시 그린다①올초 전문경영인 김남석 대표 체제 출범, 매출·고객 다변화 목표 "글로벌 톱 10 목표"

평택(경기)=신상윤 기자공개 2022-07-26 08: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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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2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OSAT) 전문기업 '엘비세미콘(LB세미콘)'이 글로벌 톱 티어 도약에 나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의 전문경영인 김남석 대표를 필두로 제품과 고객, 매출 다각화를 위한 대내외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 고도화와 맞물려 품질과 성능을 좌우하는 후공정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글로벌 시장에 입지를 넓혀 퀀텀점프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OSAT 전문, 올해 3월 김남석 대표 선임

지난 20일 오전 11시쯤 찾은 경기도 평택시 어연한산일반산업단지 내 LB세미콘 본사는 각종 물건을 실은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입구를 지나치고 있었다. 입구 경비실의 엄격한 확인 절차를 거쳐 건물 1층으로 들어섰다. 신발에 묻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매트 등을 지나야만 비로소 본사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LB세미콘 본사 건물 3층의 범핑(Bumping) 공정 작업장 입구는 각종 화학 물질이 사용되는 만큼 더욱 엄격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외부인은 사전 승인 절차를 밟아 특수복장과 장갑, 장화 등을 착용하고 클린룸 같은 공간을 지나야만 들어갈 수 있다. 작업장 바닥은 24시간 내내 작동하는 흡입 장치로 항상 청정한 환경이 유지된다.

LB세미콘 관계자는 "모든 작업장은 24시간 동안 청정하게 유지돼야 하는 만큼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다양한 화학 물질이 사용되고 있어 관련 규정에 맞게 사업장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LB세미콘 평택 본사 전경. /사진제공:LB세미콘

OSAT 전문기업인 LB세미콘은 반도체 범핑과 테스트, 백엔드(Back-end) 등에 특화된 기업이다. 2000년 2월 설립됐다. 전자기기용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 반도체(PMIC) 등 비메모리 반도체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웨이퍼 위에 외부 접속단자를 형성하는 범핑 공정을 비롯해 테스트와 최종 완제품을 만드는 백엔드 과정을 총괄한다.

반도체 산업은 최근 공정의 미세화와 맞물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중요도 상승 등으로 후공정에 힘이 실리고 있다. 후공정 기술은 반도체의 품질과 성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성이 커졌다. 주요 칩 메이커들이 후공정 기술 선점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이 같은 흐름에 앞서 LB세미콘은 선제적으로 내부 축적된 자원을 투입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칩 메이커의 후공정 파트너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3월 김남석 대표를 최고경영자로 전면에 내세운 까닭이기도 하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거쳐 LB세미콘에 합류했다. 반도체 후공정 부문에서 독보적인 역량과 두터운 인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천 수석부회장이 오너십을 구축한 LB그룹의 제조부문 맏형 LB세미콘은 전문경영인 김 대표를 중심으로 퀀텀점프 준비가 한창이다.

김 대표는 "최근 반도체 산업은 AI와 메타버스 등이 도입되면서 기존의 칩 설계나 제조에서 마주한 한계를 패키징 같은 후공정으로 보완하는 상황"이라며 "LB세미콘이 축적한 역량과 자원을 투입해 앞으로 후공정 역량을 더 키워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작년 안성 테스트공장 950억 투자…다각화로 2027년 매출 1조 목표

LB세미콘은 지난해(연결 기준) 매출액 4963억원, 영업이익 4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2.1%, 영업이익은 3.4%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 1분기에도 연결 기준 매출액 1327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6.5%, 영업이익은 59.4% 증가한 수준이다.


성장 규모로만 보면 날개를 달았지만 후공정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만족하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950억원을 투자해 비메모리 테스트 공장 구축 등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공격적인 외형 확장 전략을 통해 고객과 매출 등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성공장 투자도 시작에 불과하다. 성과는 일부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DDI가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했다면 CIS를 비롯해 FoWLP 등 'Non-DDI' 다변화를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LB세미콘은 타그룹과 함께 인수합병(M&A) 같은 전략적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LB세미콘은 'Non-DDI' 비즈니스를 통해 사업에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품질과 서비스는 계속해서 개선하고, 신규 사업으로 시너지를 내 2027년에는 매출 1조원 규모의 OSAT 글로벌 톱 10 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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