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영업권 뚝 '美 누월드' 반전 노린다 순손실 누적 자본잠식 심화, '현지 공장통합·남미진출' 돌파구 모색
변세영 기자공개 2022-07-28 07:55:1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맥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미국법인 '누월드'가 긴 침체를 뚫고 수익성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누월드 법인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영업권이 2년 만에 66% 축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코스맥스는 누월드 사업장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이를 남미사업 전초기지로 만들어 반전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코스맥스의 미국사업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스맥스는 로레알그룹으로부터 미국 오하이오 로레알 솔론 공장을 인수해 코스맥스USA를 출범시켰다. 이후 사업 확장을 위해 2017년 146억원을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 코스맥스웨스트를 세웠고 색조화장품 제조사 누월드까지 52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코스맥스는 누월드를 인수하기 위해 웃돈 지급을 마다하지 않았다. 코스맥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업권(장부가) 총계가 2016년 6억5000만원에서 2019년 918억원까지 늘어났다. 영업권이 불어난 데는 누월드가 주효했다. 코스맥스가 2019년 누월드의 영업권으로 891억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영업권은 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실사를 통해 산출된 기업의 실제 가치에 경영노하우 등을 인정해 제공하는 프리미엄으로 웃돈 같은 개념이다. 인수기업(코스맥스)이 피인수기업(누월드)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다만 기대만큼 실적이 따라주지 않았다. 웃돈을 주고 인수했는데도 누월드는 2018년 순손실 55억원에서 2019년 118억원, 2020년 374억원, 2021년 459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적자가 커지자 코스맥스는 누월드의 영업권을 손상처리했다.
영업권은 무형자산으로 인식되지만 이후 상황 등이 악화돼 회수가능액이 낮아지면 손상차손으로 계상한다. 이때 손상된 영업권 규모만큼 당기순이익(연결)을 잠식하는 게 특징이다. 누월드의 영업권은 2019년 891억원에서 2020년 말 426억원으로 감소했다. 설상가상 지난해에도 코로나19 등으로 부정적 환경이 짙어지면서 누월드 영업권은 300억원까지 축소됐다. 결과적으로 2019년 말 대비 2년 만에 891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무려 3분의 1가량 토막난 셈이다.

피해가 커지자 코스맥스는 미국사업에 메스를 댔다. 최근 미국에서 운영 중인 오하이오(코스맥스USA) 공장과 뉴저지(누월드) 공장을 통합하기로 했다. 누월드 사업장이 존속하고 사실상 코스맥스USA 법인은 청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두 법인 사업장은 모두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황이다. 다만 코스맥스USA 법인보다 누월드가 자본잠식 폭이 덜하고 보유 메리트가 더 컸다는 해석이다. 지정학적으로 오하이오(코스맥스USA) 지역은 미국 북동부 대륙 중심에 위치해 인력과 부자재 수급 등의 측면에서 다소 원활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코스맥스는 누월드로 사업장을 통합해 공장 운영비를 절감하고 수익성 확보에 매진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기존 코스맥스의 고객사 대부분이 뉴저지에 근접한 뉴욕 근방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 속도를 높이고 시너지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남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코스맥스는 신흥 뷰티시장으로 불리는 남미지역 청사진을 그리는 중이다. 특히 뉴저지와 댈러스 공장과의 협업이 관전 또다른 포인트다. 현재 코스맥스는 미국 댈러스 공장에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생산하고 있다. 댈러스는 미국 남동부에 위치해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과 지리적으로 근접하다. 댈러스 공장과 누월드 공장은 항구 등을 통해 연결이 수월한 만큼, 협업을 강화해 건기식·코스메틱 투트랙으로 남미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공장 운영방식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면서 "뉴저지는 고객사와 가까운 위치인 만큼 커뮤니케이션 속도를 높이는 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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