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분석]적립금 절반 흡수한 은행, IRP가 견인[업권별 분석]신한은행 독주 체제, 법인 업고 DB 강세
윤기쁨 기자공개 2022-07-29 08:15:02
상반기 은행은 IRP에 약 4조원을 유치했다. 같은 기간 DB(확정급여형)에서는 1조3967억원이 유출됐고, DC(확정기여형)에는 5758억원이 들어왔다. DB형은 회사가 운용해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DC형은 회사가 넣어준 일정 금액을 근로자가 운용하는 방식이다. IRP는 개인이 개별적으로 돈을 넣어 운용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홀로 퇴직연금 적립금 30조원대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그 뒤를 KB국민은행(28조원)이 바짝 뒤쫓으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은행이 절반 흡수...IRP 견인
더벨이 은행·보험·증권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상반기 은행 12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52조5872억원으로 전년말(149조726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291조8783억원에서 295조8685억원으로 은행업 적립금과 비례해 늘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1.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생명(21.63%) △증권(22.13%) △보험(4.66%)보다 월등히 높다. 퇴직연금 적립금 상당액이 은행으로 흡수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유형별로는 은행에서 △DB(69조1050억원) △DC(48조7255억원) △IRP(34조7567억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반면 전년 대비 유입액은 △IRP(3조6821억원) △DC형(5758억원) △DB형(-1조3967억원) 순으로 반대 행보를 보였다.
이는 DB형에서 DC형과 IRP로 전환하는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DB형에 비해 다양한 금융상품에 근로자가 직접 투자할 수 있고, 디폴트옵션 등 선택지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RP 적립금의 경우 2019년 이후 매년 30%를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은행업 퇴직연금 적립금 성장은 IRP가 이끌었다. IRP 적립금은 34조7567억원으로 전년말(31조746억원)보다 11.84% 늘었다. DB(-1.98%), DC(1.19%) 증가율을 월등하게 웃돈다. 상위 3사(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IRP 평균 증가율은 10.74%다. 수년 내 IRP 규모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순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신한은행 독주…KB국민은행, 증가폭 가장 커
은행 퇴직연금 사업자별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12개사 중 1곳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다만 상당수 은행이 전체 사업자(43개사) 기준 적립금 유입액 상위에 안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전년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전체 규모는 30조947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년새 7693억원을 유치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보다 2.55% 증가했다. 전체 사업자 중 삼성생명(총 39조328억원)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신한은행은 대기업 등 법인 고객을 다수 보유 중이다. 이에 DB 적립금(12조7687억원)이 은행사 중 가장 크다. DB에서 그룹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삼성생명(32조1952억원)과 현대차증권(13조4929억원)과 비교해도 3위다.
반면 IRP형에서는 KB국민은행이 9조2025억원으로 업권을 통틀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통 강자 영역인 DC(10조1843억원)에서도 전체 사업자 중 유일하게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28조3293억원으로 삼성생명, 신한은행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다만 반년새 9622억원이 유입되면서 증가폭은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신한은행(7693억원) 증가액을 앞서는 수치다.
이외에도 △하나은행(23조6295억원) △IBK기업은행(20조6870억원) △우리은행(18조3028억원) △NH농협은행(16조255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KDB산업은행은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7조원으로 3802억원(-5.02%)이 급감했다.
◇평균 마이너스 수익률…하나은행 ‘선방’
은행 사업자들의 상반기(2022년 1월 1일~2022년 6월 31일) 제도별 단순 평균 수익률은 비교적 부진했다. 생명이 4.23%로 가장 높았고 △보험(1.30%) △은행(-0.41%) △증권(-3.66%) 등이 뒤를 이었다. 적립금 대부분을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은행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업 DB 평균 수익률도 0.93%로 증권업(0.67%)을 제외하고 △보험업(1.81%) △생명업(1.37%)보다 낮았다. DC도 -0.15%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5.15%)을 제외하고 △보험(1.21%) △생명(-0.02%) 등보다도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IRP는 △은행(-2.02%) △증권(-6.00%)과 △생명(-0.96%) △보험(0.89%) 등으로 나타났다.

개별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가장 우수한 성적표를 거뒀다. DB형이 1.4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전년 말(2.12%)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했다. DC형과 개인IRP은 각각 -0.79%, -3.46%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개인형 퇴직연금(DC, IRP) 비중 증가, 제도 활성화 등을 고려하면 현재 80% 이상 원금보장형 투자에 머물고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이 적극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은행도 퇴직연금을 이용한 ETF 투자가 가능하도록 상품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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