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통영에코파워 미매각 채권 처리 '고심' 미배정분 1200억 총액인수…유동화 나설 가능성 제기
이지혜 기자공개 2022-07-29 13:20:08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0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이 통영에코파워의 미매각 채권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하고 있다. 통영에코파워는 HDC가 지급보증한 공모채에 대해 최근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모집액 1200억원이 미매각 물량으로 고스란히 쌓였다.하나증권은 미매각 물량 1200억원을 전액 인수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시황을 고려할 때 셀다운을 하려 해도 단기간에 투자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하나증권이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거나 유동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영에코파워는 28일 이날 1·2회차 공모채를 발행해 1980억원을 조달했다. 1회차는 HDC가 지급보증한 1200억원, 2회차는 한화에너지가 지급보증을 선 780억원이다. 지급보증인과 대표주관사가 달라 증권신고서를 따로 내고 수요예측도 각자 진행했지만 발행일은 28일로 맞췄다.
앞서 실시한 입찰 결과는 참담했다. 두 번의 수요예측에서 고작 10억원의 주문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무려 1970억원의 미배정 물량이 발생했다. 총액인수 계약에 따라 미배정 물량은 대표 주관사와 인수단이 전액 떠안을 예정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발행사인 통영에코파워는 수요예측 결과와 상관없이 어쨌든 총액인수 계약을 맺었기에 목표 자금은 확보했다”며 “힘겨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주관사”라고 말했다.

주관사들은 미매각 물량을 셀다운할 방침이다. 다만 당장 셀다운을 진행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수요예측을 두 번이나 치렀음에도 사실상 주문이 전혀 없었던 만큼 셀다운할 대상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증권의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은 HDC가 지급보증한 통영에코파워 공모채 1200억원을 통째로 총액인수한다. 미매각분을 분담할 인수단은 없다. 한화에너지가 지급보증한 2회차 공모채의 경우 증권사 6곳이 미매각분을 나눠서 인수하기 때문에 개별 주관사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통영에코파워의 최대주주가 HDC인 데다 1회차 공모채는 HDC가 지급보증인이라서 투자 수요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저축은행조차 건설사와 PF 관련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어 상황이 더욱 나쁘다”고 말했다. 이는 하나증권이 단기간에 채권을 셀다운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하나증권이 차라리 이번 공모채를 만기까지 보유해 수익을 내는 전략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DC가 지급보증한 통영에코파워 공모채 금리가 6.1%로 비교적 높은 만큼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손실를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만기까지 해당 채권을 보유한다면 하나증권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미매각 채권을 금리 상승기에 팔면 자본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공모채는 시가평가를 적용받기에 채권 평가손실까지 볼 수 있다.
하나증권이 통영에코파워 공모채를 유동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DC 지급보증 통영에코파워 공모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나증권이 신용공여를 진행, 3개월짜리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만기까지 차환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해당 ABCP는 하나증권의 신용도에 힘입어 A1의 신용도를 획득할 수 있다. 차환부담이 있긴 하지만 현재 3개월물 ABCP 금리가 3.5% 정도인 만큼 하나증권이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이익을 볼 수도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통영에코파워의 미매각은 이미 시장에서 예견됐다"며 "하나증권이 처음부터 해당 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이 이번 딜로 적잖은 수수료를 받는 것은 맞지만 손실을 보전하기는 역부족일 수 있다. 하나증권이 통영에코파워에서 받는 수수료는 총 8억4000만원이다. 대표주관수수료율이 20bp, 인수수수료율은 50bp로 업계 평균치를 한참 웃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통영에코파워 미매각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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