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팟 터트린 K방산]KAI의 유럽 진출, 수출확대 교두보 마련연말 수주잔고 22조원대 예상...1분기말 기준 부채비율 358%
이호준 기자공개 2022-08-01 13:59:0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17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방산 업계에서 유일하게 완제기를 제조할 수 있는 곳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다. 그간 기본훈련기 'KT-1'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등을 앞세워 다양한 국가에 완제기를 수출했지만 한 가지 아쉬움은 있었다. 유럽이나 북미 등 항공 선진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우려의 시선이다.KAI가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최근 KAI는 폴란드 정부와 약 30억달러(한화 3조9000억원) 규모의 FA-50 경전투기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KAI의 경전투기에 대한 수요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첫 유럽 수출..."36대 공급 방식은 아직 미정"
기본 계약은 본계약 체결 전에 맺는 사실상의 수주 계약이다. KAI는 내년 중반까지 FA-50 12대를 폴란드에 선납품하기로 했다. FA-50은 고등훈련기 T-50에 정밀유도폭탄·데이터장비 등의 무기를 달아 경전투기로 개량한 것이다. KAI에 따르면 나머지 36대 물량의 경우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될지 아니면 이전처럼 국내에서 공급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수출은 KAI의 첫 유럽 시장 진출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KAI는 그동안 동남아·남미·중동·아프리카 등에 주로 완제기를 수출해 왔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등의 항공기 선진국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껏 KAI의 수출을 주도해 온 전투기는 기본훈련기 KT-1 계열과 고등훈련기 T-50 계열이다. 먼저 KT-1 계열은 그간 인도네시아(2001년)·터키(2007년)·페루(2012년)·세네갈(2016년) 등지에 수출됐다. T-50 계열은 인도네시아(2011년)·이라크(2013년)·필리핀(2014년)·태국(2017년)에 수출됐다.

다른 국가의 문을 두드리지 않았던 건 아니다. KAI는 지난 2018년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APT 사업은 미국 공군의 40년 이상 노후 훈련기 T-38C 350대를 163억달러(당시 18조원)를 들여 새 고등 훈련기로 교체하는 것이었다. KAI는 'T-50'을 앞세워 미국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꾸렸는데 첨단 기술을 투입해 비용을 절감한 보잉·사브 컨소시엄에 밀려 선택을 받지 못했다.
2019년엔 스페인과 '훈련기-수송기 맞교환 딜'을 추진하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가 구매하기로 한 수송기 A400M 27대 중 4~6대를 우리나라에 판매하는 대신 KAI의 KT-1 34대와 TA-50 20여대를 구매하는 거래였다. 금액만 1조원에 달했다. 해외 수출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스페인 측이 자체 개발을 선언하면서 계약이 어그러졌다.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약 4년이 흐른 셈이다. KAI 측은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는 관점에서 이번 수출이 해외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KAI 관계자는 "폴란드 수출은 현지 생산도 염두에 두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주변 국가들에게 KAI의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연말 수주잔고 22조원대 불어날 전망
기본계약을 체결했지만 회계 장부에 반영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통상 방위산업은 본계약 체결 이후부터 재무지표에 변화가 생긴다. KAI 측은 본계약이 늦어도 올해 안에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KAI에게는 호재다. KAI는 최근 KF-X 개발사업(7조5000억원 규모)에서 1조1000억원을 부담하기로 하는 등 사업 투자에 따른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업이 종료되면 선수금 등을 돌려받지만 운전자본 변동 등에 따라 향후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KAI의 부채비율은 358%다. 총차입금은 1조22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여력이 생길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KAI의 수주잔액은 18조6561억원이다. 시계를 2015년까지 돌려봐도 적게는 16조원대, 많게는 18조원대 사이의 수주잔액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회계장부에 본격적인 변화가 생기는 올해 말에는 KAI의 수주잔액이 단숨에 22조원대로 불어날 전망이다.
회사의 매출도 단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KAI의 지난해 연매출은 2조5480억원이다. 이 가운데 완제기인 T-50·KF-21계열의 매출은 약 38%(9640억원)다. 방위산업은 수주잔액가 제품 납입 단계에 맞춰 매출로 인식된다. FA-50이 폴란드에 인도되는 내년 중순 이후부터 회사의 매출도 늘어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KAI의 경우 정부로부터의 안정적으로 선수금을 수령받기 때문에 이 정도 부채비율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면서 "현재 슬로바키아와도 수주설이 돌고 있고 회사가 미국 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출 확대도 더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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