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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배당수익과 연동...받은 만큼 돌려주는 삼성물산 배당①관계사 배당수익 60~70% 배당...그룹 기조 맞춰 주주친화 의지 확고

유수진 기자공개 2022-08-22 07:40:59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영향이다. 통상 '삼성그룹=삼성전자' 공식을 떠올리지만 이 부회장이 직접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1.63%(보통주 기준) 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거쳐 그룹 전반을 지배한다.

삼성물산은 다소 독특한 배당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삼성전자)이나 당기순이익(삼성생명)을 기준으로 삼는 대다수의 기업들과 달리 관계사 배당수익과 연동해 배당금을 책정한다. 회사가 '주주'로서 받는 돈이 늘어날수록 주주환원 규모가 커진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등 배당에 적극적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2010년대 후반부터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이와 맞물려 삼성물산 배당도 점점 후해지고 있는 추세다.

◇관계사 배당수익 60~70% 주주 몫으로

삼성물산은 올 2분기 주주들에게 6928억원(2021년 사업연도)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전년 3794억원 대비 83% 확대된 규모다. 작년엔 주당(보통주 기준) 2300원을 배당했지만 올해는 4200원으로 2000원 가까이 늘렸다. 연결 배당성향 역시 42.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주주들에게 나눠준 6928억원은 삼성물산이 관계사들로부터 수취한 배당수익의 60~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특별배당금이 포함돼 배당금 증가폭이 커졌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거둔 전체 배당수익은 1조417억원으로 2020년 (5658억원) 대비 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배당정책을 채택한 건 2년 전이다. 2020년 2월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주주에게 나눠주는 내용이 골자인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예컨대 삼성물산이 주요주주로 있는 삼성생명(19.34%)이나 삼성전자(5.01%) 등이 배당을 늘리면 삼성물산 주주들이 받는 배당금도 커진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배당금 수익과 지출이 같은 궤도를 그린다는 의미다.

이전 배당정책이었던 주당 2000원은 '하한선'으로 뒀다.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안전판을 설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수익이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재배당률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배당총액을 키우기로 했다. 중장기적 배당 확대라는 방향성을 분명히 드러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합병 이후 배당 본격화, 그룹 차원의 주주친화 '동참'

삼성물산(옛 삼성에버랜드·제일모직)은 원래부터 배당에 후했던 기업은 아니다. 배당 자체를 2015년 합병 이후 본격화했다. 사명변경까지 모두 마치고 삼성물산으로 새출발한 첫해(2015년) 배당금은 500원이었다. 명문화된 기준 없이 실적과 현금흐름 상황에 맞춰 금액을 정했다.

정책을 처음 공식화한 건 2018년 초다. 2017년부터 2019년(사업연도 기준)까지 매년 주당 배당금을 2000원씩 지급하겠다고 못박았다. 이전과 비교할 때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배당금 총액이 3299억원으로 전년(2016년) 908억원 대비 360% 확대됐다.


회사 측은 '투자자의 예측가능성 제고'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합병 이후 내리막을 거듭하는 주가를 붙잡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대규모 배당 계획이 향후 주가부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기대도 함께였다.

그룹 차원의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에 발맞추기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됐다. 삼성그룹은 2016년 10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임원에 선임된 이후 주주환원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이어오다 2018년부터 3년간 총 29조원을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요구한 '30조원 현금배당'에 버금가는 규모다.

당시 삼성전자는 배당재원 감소를 최소화하기 M&A 금액은 잉여현금흐름(FCF) 계산에서 제외하고 실적이 급감하더라도 배당은 예고대로 실시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50대1 액면분할도 단행했다. 실적개선에 따른 배당혜택이 더 많은 투자자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2021년 1월 업데이트한 주주환원책도 FCF의 50%를 배당재원으로 삼고 연간 10조원 규모의 배당을 하겠단 내용이다.

◇오너일가 지분 보유, 배당 확대에 긍정적

삼성물산은 기발표한 배당정책이 올해를 끝으로 만료되는 만큼 연말이나 내년 초 새로운 내용을 시장과 공유할 전망이다. 3년마다 발표 및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공개된 내용은 없으나 방향성은 추정해볼 수 있다. 그동안의 기조와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주주친화 강화라는 입장에 변화를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의 지주사로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다는 점도 배당 확대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개인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17.97%) 외에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19%)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6.19%),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0.96%) 등이 지분을 들고 있다.

이들은 배당금과 주식담보대출 등을 활용해 이건희 전 회장 재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5년째 '무보수 경영' 중인 이 부회장에게 배당은 유일한 현금 확보 수단이다. 향후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등을 실시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자금 확보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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