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지분 無' 강수향 아이씨케이 전 대표, 경영권 프리미엄 왜? '웃돈' 50억 수령, 소유-경영 불일치 영향…신사업 기여도 관련 내부 평가 높아

김소라 기자공개 2022-08-22 09:18:57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카드 제조업체 '아이씨케이(ICK)'에 대한 인수합병(M&A) 작업이 일단락된 가운데 강수향 전 대표가 7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수중에 넣으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강 전 대표는 M&A 계약이 가시화됐던 지난 6월 기준으로 지분을 전혀 들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는 대가로 대규모 자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거래 명목은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은 최대주주에게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아이씨케이 대주주인 김남주 고문은 최근까지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그간 경영을 이끌어온 강 전 대표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강 전 대표가 쌓아온 경영상의 성과도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대표는 공동창업자 중 한명으로 아이씨케이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결제 솔루션 '셀피'를 개발한 주역이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수향 전 대표는 아이씨케이 경영권을 '오름에프앤비'에 넘기고 50억원을 수령했다. 이는 지난 6월 강 전 대표와 새 대주주 간 경영권 양수도 계약 체결에 따른 것이다. 당초 변경 예정 대주주였던 '퓨센스'에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이었으나 7월 대표 양수인이 한차례 변경되면서 최종적으로 오름에프앤비가 경영권을 새롭게 확보했다. 동시에 강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결과적으로 새 대주주는 이번 M&A 과정에서 각기 다른 두 건의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대주주였던 김남주 고문과의 주식 양수도 계약, 강 전 대표와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다. 각각 241억원, 50억원 규모의 계약으로, 아이씨케이 인수를 위해 총 291억원을 지출한 셈이다. 새 대주주측 관계자는 "보통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데 아이씨케이는 두 역할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리해 계약한 것"이라 설명했다.

강 전 대표는 1998년 김 고문과 함께 회사를 창업한 인물이다. 총 6명이 회사 창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올해 기준으로 강 전 대표와 김 고문만 계속해서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둘은 한때 공동대표로도 활동했으나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불편함 등을 고려해 김 고문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강 전 대표가 운영 총괄 임원으로 10여년간 합을 맞춰왔다.

하지만 2017년 말 강 전 대표는 사내이사직을 퇴임하며 회사를 떠난다. 당시 보유하고 있던 98만7355주를 시간외매매로 모두 처분, 22억7500만원을 수중에 확보했다. 강 전 대표는 이 자금을 '앤트앤비'라는 미국법인을 설립하는데 투입했다. 글로벌 핀테크 회사를 표방하며 시작된 앤트앤비는 모바일 결제 솔루션 '셀피'를 개발했다.

셀피는 현재 아이씨케이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2019년부터 미국 자회사 '아이씨케이 인터내셔널'을 통해 앤트앤비와 협업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셀피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일정 비율로 분배하는 계약을 맺고 수익을 나누고 있다. 셀피 서비스가 연내 본격화되면 결제 수수료가 매출에 직접 반영될 전망이다.

아이씨케이는 2020년 앤트앤비의 한국법인 '에이엔비코리아'에 15억원을 투자하며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고, 앤트앤비는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돼 있다.

아이씨케이는 강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난 후 본업의 성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8년 매출은 전년대비 10% 감소했고 영업적자도 이어졌다. 결국 김남주 고문은 해외 영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고 비상근 미등기임원으로 지위를 바꿨다.

이후 2019년 한정열 사장이 대표직을 넘겨받았고, 그로부터 약 1년 만인 2020년 5월 강 전 대표가 아이씨케이 대표이사로 다시 복귀했다. 설립 초기부터 20여년간 경영에 직접 관여했고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보니 당시 경영진이 강 전 대표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강 전 대표는 재합류 이후 지분을 따로 취득하지 않았다. 다만, 복귀 당시 93만5390주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받았고 이번 M&A 과정에서 전량 행사했다. 신주 25만주 외 차액보상 방식으로 18억원 이상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받은 50억원까지 합하면 약 70억원을 손에 넣은 셈이다.

아이씨케이 관계자는 "강수향 전 대표가 복귀하고 영업실적이 가시적으로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셀피 사업도 처음부터 만들어 온 핵심적인 인물"이라 설명했다.

강 전 대표는 회사가 매각된 이후에도 계속 남아 셀피 글로벌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지분을 일부 갖고 있고 결제부문에 대한 실무적인 역할도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김 고문은 회사를 아예 떠난다. 지분을 전량 처분하며 이별을 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