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아시아종묘, CPS·CB로 나눠 조달한 배경은②CB 투자자에 '공모주 배정·차익실현' 기회 제시, CPS 발판 신뢰도 회복 '목적'
정유현 기자공개 2022-08-31 08:29:11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6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회사법인 '아시아종묘'가 6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로 나눠 발행해 눈길을 끈다. CB 발행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기회를 투자자에게 제시했다면, 아시아종묘는 CPS 발행을 계기로 자본시장 신뢰도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딜은 투자자와 발행사 양측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을 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아시아종묘는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CPS는 투자자가 정해진 기간에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증권을 말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기준 주가에서 10% 할인한 3985원이며 조달 금액은 약 30억원이다. 납입일은 8월 31일이며, 발행 예정인 CPS는 비상장주식으로 발행된다.
이와 함께 30억원 규모의 6회차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로 책정됐으며 사채 만기일은 2026년 8월 25일이다. 총 60억원 규모로 조달한 자금은 연구개발(R&D)활동뿐 아니라 금융기관 대출 상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아시아종묘의 이번 조달은 회사 가치를 높게 본 투자자를 만나면서 양측에 모두 유리한 구조를 짠 점이 눈길을 끈다. 아시아종묘는 지난 5월 반기 보고서 의견 거절로 관리 종목에 지정된 후 기존에 투자받았던 5회차 CB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일시에 지급했고 회계 재감사 등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며 약 25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아시아종묘는 5회차 CB 처리 당시에 외부에서 CB 매각 제의를 받기도 했다. 다른 투자자들에게 CB를 넘기면 현금 유출은 막을 수 있었지만 회사가 직접 처리하는 것이 자본 시장에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다. 곳간을 털어 상황을 정리했고 약 2달 만에 관리종목 이슈를 해소했다.
이 같은 과정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아시아종묘의 사업과 재무 안정성을 파악한 후 먼저 투자를 제안했다. 열 곳이 넘는 기관에서 투자를 제안받았다는 것이 아시아종묘 측의 설명이다. 최근 자본 시장의 유동성 대비 마땅한 투자처가 나오지 않는 것도 배경이다.
아시아종묘는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IR 설명회를 진행했고 회사의 가치를 높게 본 수성자산운용 등과 거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자가 전액 CB 발행을 제시했지만 수성자산운용 측은 아시아종묘가 제시하는 CPS 발행 조건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달은 아시아종묘와 투자자 모두에게 '윈윈'이란 평가다. 우선 투자자의 경우 CB 발행에 따른 이점을 챙길 수 있다. 6회차 CB는 '수성코스닥벤처T3일반 사모투자신탁' 등에 편입된다. 아시아종묘는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했다. 벤처기업 지정 해제 7년 이내 기업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사가 코스닥벤처펀드에 CB를 담을 경우 공모주 배정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향후 차익 실현도 가능하다.
아시아종묘는 CPS 발행으로 실리를 챙겼다. CPS는 전액 자본으로 인정되고 상환 부담이 없어서 이슈어에 유리한 자금 조달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떠안게 되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투자자와 협의로 아시아종묘 측은 CPS를 발행하기로 했다.
CPS로 자금을 조달 받았다는 것 자체가 자본 시장에서 소위 '괜찮은'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관리 종목 지정 등으로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종묘 관계자는 "열 곳이 넘는 기관에서 투자 제안이 왔고 최대 100억원까지 조달해준다는 곳도 있을 정도로 회사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양측 모두 이점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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