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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타타 하퍼 '역삼각 합병' 브랜드 가치 사수 미국법인 자회사 흡수합병 '주식 전환', 삼성전자 '하만 인수'와 닮은 꼴

김선호 기자공개 2022-09-06 07:49:5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북미시장 벽을 넘기 위해 이례적으로 현지 화장품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면서 '역삼각 합병(reverse triangular merger)' 방식을 택했다. '타타 하퍼(Tata Harper)'의 브랜드 가치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타타 하퍼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 신설한 미국법인(Amorepacific US Investment)에 1681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다만 미국법인은 이번 자금조달의 목적을 타법인 증권취득이 아닌 기타자금으로 표기해 눈길을 끈다.


공시 자료를 뜯어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8월 29일 미국 델라웨어주에 타타 하퍼를 인수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 미국법인을 설립했고 미국법인은 'Amorepacific US Investment Merger'라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이어 타타 하퍼가 'Amorepacific US Investment Merger'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Amorepacific US Investment Merger'의 주식이 타타 하퍼의 주식으로 전환되고 타타 하퍼는 ㈜아모레퍼시픽 미국법인의 100% 자회사가 된다.

합병대가는 ㈜아모레퍼시픽의 미국법인은 지급대리인을 통해 지급하기로 했다. 즉 직접 타타 하퍼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법인은 자금조달의 목적을 기타자금으로 기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러한 M&A를 역삼각 합병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합병 대상 기업의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이다. 과거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할 때도 역삼각 합병 방식을 적용했다.

자료제공: 아모레퍼시픽

삼각 합병은 크게 정삼각 합병과 역삼각 합병으로 나뉜다. 정삼각 합병은 인수 대상 법인이 특수목적법인에 합병돼 소멸되고 역삼각 합병은 인수 대상 법인이 특수목적법인을 합병해 존속된다는 차이를 갖는다.

이를 보면 타타 하퍼는 그대로 존속되면서 브랜드 가치와 고객사 계약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모레퍼시픽으로서도 M&A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타타 하퍼의 기업가치 훼손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그만큼 타타 하퍼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타타 하퍼는 미국 시장에서 '클린 뷰티(Clean Beauty)' 트렌드를 선도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다. 2010년 출범한 이래 자연 유래 성분만을 사용해 북미 시장에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기반으로 네타포르테, 컬트 뷰티 등의 온라인 채널과 세포라, 니만마커머스 등 8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타타 하퍼를 품에 안으면서 이러한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시켜 북미 시장 공략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그동안 북미 시장을 자체 브랜드 경쟁력으로 뚫어온 ㈜아모레퍼시픽이 이번 M&A를 통해 사업전략을 전환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과거 힘을 집중했던 중국과 시장 성격, 소비 트렌드 등 차이가 큰 만큼 자체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타타 하퍼와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와 신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해나갈 계획"이라며 "북미·유럽 비즈니스 확대와 아시아 시장 추가 진입을 위한 재정비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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