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디폴트옵션 2차 심의 겨냥 ‘기반 다지기’ 전용 클래스 추가 등 규약 변경…EMP·공모 OCIO 진입 준비
이민호 기자공개 2022-09-22 08:11:2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0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이 EMP와 공모 OCIO 등 유형의 펀드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전용 클래스를 잇따라 신설하고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고용노동부의 1차 심의는 TDF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2차 심의에 EMP와 공모 OCIO 펀드를 진입시키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사전 작업이다.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기존 펀드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전용 클래스(O클래스)를 신설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디폴트옵션 클래스는 기존 개인연금 클래스(P클래스)나 퇴직연금 클래스(P2클래스)와는 구분된다.

자산운용사들이 디폴트옵션 클래스를 추가하는 이유는 고용노동부가 디폴트옵션 상품에 대한 승인요건으로 전용 클래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디폴트옵션 제도의 원활한 운영과 관리를 이유로 디폴트옵션 상품을 일반 상품과 구분하도록 하고 있으며 적립금과 수익률 등을 별도로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디폴트옵션 클래스가 신설되고 있는 펀드 유형으로는 EMP, 공모 OCIO, MMF를 꼽을 수 있다. 이번달에만 IBK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이 EMP 펀드에, 한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공모 OCIO 펀드에, IBK자산운용이 개인용 MMF에 각각 디폴트옵션 클래스를 신설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이들 펀드에 디폴트옵션 클래스를 추가하는 데는 향후 디폴트옵션 상품 진입을 노리기 위해 미리 기반 작업을 끝내놓으려는 이유가 크다. 고용노동부가 다음달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첫 디폴트옵션 상품을 승인할 계획을 밝히면서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이 계획에 따라 신청상품 구성을 지난주까지 마무리했다.
대부분 퇴직연금 사업자는 다음달 승인받을 1차 디폴트옵션 상품을 TDF 중심으로 구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우선적으로 TDF 라인업에 디폴트옵션 클래스를 신설하는 작업을 이번달 초까지 끝마쳤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TDF 외에도 밸런스펀드(BF), 스테이블밸류펀드(SVF), 사회간접자본(SOC)펀드를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가능한 펀드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다. 최근 디폴트옵션 클래스가 추가되고 있는 펀드 유형인 EMP와 공모 OCIO는 BF에, MMF는 SVF에 각각 포함된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TDF 중심으로 디폴트옵션 상품을 구성하면서 다음달로 예정된 고용노동부의 1차 심의에서는 BF와 SVF가 대부분 배제된 상태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들 유형 펀드에 미리 디폴트옵션 클래스를 추가해두고 향후 있을 2차 심의에서 진입을 노려본다는 전략이다.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투자성향을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등으로 구분하고 초저위험(1개)을 제외한 각 투자성향에 최소 2개 최대 3개의 상품만 허용하기로 했다. 대부분 퇴직연금 사업자가 1차 심의에는 TDF 중심으로 각 투자성향에 최소 요건인 2개의 상품을 제시한 상황인 만큼 향후 2차 심의에서 나머지 1개 상품에 대해 BF와 SVF의 진입을 노려볼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퇴직연금 업계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1차 심의에 디폴트옵션 상품을 제시해야 하지만 대부분 퇴직연금 사업자가 시간적 또는 인적 한계에 부딪치며 우선 TDF 중심으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이 때문에 특히 1차 심의에서 자사 상품이 배제된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는 2차 심의에 EMP나 공모 OCIO 펀드를 포함시키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차 심의에서 승인을 받아 디폴트옵션 상품에 포함되더라도 당장 자금 유입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퇴직연금 사업자가 고용노동부로부터 승인받은 디폴트옵션 상품을 사용자(기업)에 제시하면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아 퇴직연금규약에 반영한다. 1차 승인 상품이 퇴직연금규약에 이미 반영돼있고 승인 최소 요건에 따라 2개 상품에 대한 선택지도 마련돼있어 이미 선점 효과가 있기 때문에 2차 승인 상품에 대한 필요성은 적을 수 있다는 평가다.
퇴직연금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의 2차 심의는 내년이 돼야 열릴 가능성이 높은데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2차 심의에 추가 상품을 아예 제출하지 않을 공산도 커 2차 상품 진입의 유효성에는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디폴트옵션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로서는 2차 상품 진입을 준비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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