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M&A]3주안에 입찰참여 판단, 한화로 기울어진 게임되나조단위 인수대금·시장 불확실성 등 부담, 단기간 의사결정 어려울 듯
김경태 기자공개 2022-09-28 08:15:18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넘기는 '깜짝 빅딜' 추진을 발표했다. 한화그룹을 인수예정자로 구한 뒤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조원에 달하는 딜 규모와 인수의향서 접수 시한을 고려할 때 다른 원매자들이 검토할 시간이 촉박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대우조선해양은 26일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맺었다. 당사자는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 계열 5개사다. 투자합의서에는 향후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토킹호스는 회생절차(법정관리)를 거친 기업을 매각할 때 주로 활용된 방식이다. 먼저 예비 인수자를 정해 놓은 뒤 경쟁입찰을 추가로 진행한다. 입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후보자가 기존의 예비 인수자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 또 새 후보자가 유리한 조건을 내세웠더라도 예비 인수자가 같은 조건으로 우선권을 행사하는게 가능하도록 설정된다.
산은은 27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경쟁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후 내달 17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받는다. 이어 최대 6주간의 상세실사를 실시한 뒤 최종 투자자 선정과 본계약 체결이 진행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매각 입찰 일정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한화그룹을 압도할 후보자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투입할 금액은 2조원이다. 조단위 빅딜에 참여하기 위한 결정을 3주내에 빠르게 내릴 만한 후보군이 국내에서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애초 산은은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려 했지만 기업결합심사 문턱을 넘지 못해 무산됐다. 그 후 대우조선해양을 감당할 수 있는 다수의 대기업집단을 물색했고 한화그룹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사업 구조와 매각가를 고려할 때 경쟁입찰에서 한화그룹을 넘어설 기업집단이 등장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수금융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연기금과 공제회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유동성도 부족해지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몸값이 2조원에 달하는 구조조정기업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투자 메리트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M&A가 이미 한화그룹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진 게임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토킹호스 추진이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통상 스토킹호스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인 '투자 유치 규모 극대화'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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