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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EMEA 개척 첨병 유럽신한, '원신한' 시너지 톡톡⑦EU패스포트 활용, 유럽 전초기지 역할…런던·베트남과 협업해 IB·FI 기회 적극 발굴

프랑크푸르트(독일)=한희연 기자공개 2022-10-13 07:31:10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장기화는 금융계 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 악재였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아슬아슬 지나던 지난해, 유럽신한은행은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을 이뤄내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유럽신한은행은 한국계 지상사를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을 주로 영위한다. 전통적 해외법인의 사업구조라고도 할 수 있다. 팬데믹 상황 하에서 유럽신한은행은 내부를 재차 점검하고 자산을 리밸런싱 하는 한편 현지 기업 마케팅 확대와 IB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힘쓰며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유럽신한은행은 1994년 10월에 설립됐다. 국내 기업들의 유럽본부를 중심으로 최적화된 금융지원을 해온 곳이다. 주요 수익은 대출이자수익과 수출입거래 및 환전송금 수수료, IB여신 수수료 등이다. 이중 대출의 경우 한국계 지상사 대출이 약 90%를, 현지기업이나 IB여신이 약 10% 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유럽내 네트워크는 크게 런던지점과 유럽법인으로 나뉜다. 런던지점이 IB 강화 행보를 지속하면서 이 부분에서의 평판을 굳건히 쌓아가고 있다면 유럽신한은행은 기업대출인 CB 부문에서 확고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신한은행은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역을 커버하면서 영향력 확대에 주력해 왔다.

브렉시트(Brexit) 이후 유럽 국가들은 EU 밖 은행들의 자국 내 마케팅 활동을 점차 제한하고 있다. 유럽신한은행은 독일에 위치하며 신한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EU패스포트를 보유해 이 지역에서 자유로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자연스레 EU내 기업금융의 첨병 역할을 해 왔다.

유럽신한은행은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 지역을 커버하면서 2014년 폴란드사무소, 2021년 헝가리사무소 개소 등에 힘입어 동유럽에 진출한 기업들에 맞춤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런던지점이 보유한 GIB 전문성·노하우에 유럽신한은행이 보유한 EU패스포트 강점은 시너지를 발휘,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지역 최적의 비즈니스 협업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신한은행 직원들.

기업금융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간 네트워킹이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 접촉이 제한되며 유럽신한은행도 실적 방어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다. 외부 활동에 제약이 있는 시기, 유럽신한은행은 내실 다지기로 눈을 돌렸다. 무리한 성장보다는 그간 외형 확대에 집중하느라 간과했을 수 있는 내부의 개선점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았다.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자산구조 리밸런싱이다. 대출한도만 보유한 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곳들의 한도를 축소하거나 회수, 실질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곳에 이를 집중했다. 이를 통해 실질적 운용이 늘어나며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다. 또 코로나19 영향 초기, 대출-예금의 만기 불일치가 일부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개선 노력 결과 균형을 맞춰나갔다. 이는 조달비용 감축을 야기해 당기순이익 흑자에 큰 힘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신속한 백신접종을 통해 대면접촉에도 숨통이 틔이기 시작했다. 동유럽 등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니즈를 파악하고 금융 솔루션을 제공했으며 올해 들어 이같은 영업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독일 지역은 전통적으로 국내기업의 유럽본부가 다수 위치해 있다. 삼성, LG, 현대차 등 대기업 모두 독일에 오래전부터 진출해 왔고 이를 중심으로 유럽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생산기지를 동유럽 등으로 확장하면서 관련한 벤더기업들도 다수 진출하고 있다. 유럽신한은행은 이들을 아우르며 대출 등 자금지원 뿐아니라 수출입거래 전문 외환센터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신한은행 건물 전경.

유럽신한은행은 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 발굴 노력에도 열심이다. IB여신 확대와 현지 기업 금융지원 기회 소싱 등이 대표적이다. IB딜의 경우 런던지점과의 협업이 돋보이는 분야다. 소싱과 딜을 풀어나가는 과정 모두 긴밀한 협의를 통해 진행하면서 '원 신한'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에서 일어나는 딜인 경우 EU패스포트를 가진 유럽신한은행의 역할이 상당히 요구된다.

최근 진행한 딜 중 독일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딜 사례로는 광통신 보급 관련 인프라 딜이 있다. 독일은 기술강국이지만 의외로 인터넷 환경은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 최근 독일을 포함한 유럽 선진국 대부분은 광통신 보급이 4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란 점을 인식, 보급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통신 사업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같은 기회를 포착, 독일 통신업체의 IB딜을 런던지점과 함께 성사시켰다. 광통신 인프라 딜은 장기적으로도 확대될 전망으로 실제로 하반기에도 추가 딜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또 다른 사례로는 쓰레기 처리와 관련된 딜이 있다. 독일은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여러 공화국이 통합돼 탄생한 연방국가다. 따라서 지방자치가 강하게 발달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연방헌법에 보장된 자치권을 가지고 저마다의 특성에 맞게 지역을 운영한다. 이들 지자체들은 최근 공통적으로 '쓰레기 처리'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쓰레기 매립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쓰레기를 소각해 에너지도 생산할 수 있는 'Waste to Energy plant(WTE, 폐기물 에너지화 발전소)'를 앞다퉈 만들고 있다.

이런 건설공사는 입찰보증, 계약이행보증, 하자보증 등 다양한 보증이 요구된다. 유럽신한은행은 최근 지자체에서 발주한 WtE Plant 공사를 수주한 국내 한 기업에게 선수금환급보증을 발행했다. 이는 올초 한국에서 신한은행과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이 구상보증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최초로 실행한 건이다. 앞으로도 이 제도를 활용, 새로운 기회를 다수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신한은행은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현지기업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기업대출과 IB여신의 균형성장을 꾀하는 자산구조 개선을 꾀하는 일환으로 현지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기업에 대한 마케팅 강화를 위해 최근 현지채용 직원의 업무전환을 통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도 했다. 독일 신디케이션, IB여신 소싱 및 금융기관 마케팅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독일 내 금융기관 네트워크 형성, 현지 딜 발굴을 통한 거래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 은행들과 FI 비지니스 거래를 개시하며 새로운 시장을 열기도 했다. 이는 베트남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회다. 예를들어 베트남 은행과 현지 기업간 수출입 관련 지원에 있어 중개은행으로 활약하는 기회를 포착한 셈이다.

이전에는 신한은행 본점에서 유럽으로 거래되는 FI 기회만 포착했다면 이제는 시각을 넓혀서 동남아쪽 FI 기회도 다루는 등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가하며 유럽신한은행으로서는 자금조달과 운용의 최적화할 수 있는 툴을 또 하나 추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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