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스테크, '악연' 멜콘 유증에 34억 추가 출자 '왜' 다산네트웍스서 유치한 CB 자금 활용, 관계사 지분 강화 목적…회생계획과 다르단 지적도
신상윤 기자공개 2022-10-06 08:09:39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4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생 절차를 밟는 '엔지스테크널러지'가 다산네트웍스에서 유치한 자금 일부를 반도체 장비기업 '멜콘'에 투자했다. 회생채권 변제 등에 우선 사용하기로 한 자금이 관계사 지분 강화에 투입된 만큼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지스테크널러지는 멜콘 지분 인수 과정에서 회계 문제 등이 불거지며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바 있다.코스닥 상장사 엔지스테크널러지는 지난달 29일 관계사 '멜콘'이 진행한 유상증자에 34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출자했다. 멜콘의 신주 1만2945주를 취득했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증자를 결정한 만큼 지분율은 기존과 동일한 25.89%로 집계됐다.
멜콘은 '초정밀 온도·습도 공기조절장치(THC)'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전문기업이다. 엔지스테크널러지는 2019년 12월 멜콘의 전 최대주주로부터 경영권을 포함한 구주를 300억원에 인수하며 지배력을 확보했다. 다만 취득 1년 만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현재는 2대주주로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실 엔지스테크널러지와 멜콘은 좋은 인연은 아니다. 엔지스테크널러지가 멜콘의 지분을 거래한 상대방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외부 감사의견 '한정'이 나온 탓이다. 이에 엔지스테크널러지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계속기업 불확실성 등 문제가 불거져 현재 거래가 정지되며 상장사로서 치명타를 입었다.

일련의 과정은 최근 적정 의견을 받은 2020년 외부 감사보고서에서 일부 확인된다. 엔지스테크널러지는 멜콘 지분 인수를 위해 박용선 대표가 지배력을 가진 '엔지스시스템즈'를 활용했다. 2019년 12월 엔지스테크널러지가 발행한 150억원 규모의 9회차 전환사채(CB) 투자자로 엔지스시스템즈를 내세운 것이다.
당시 엔지스시스템즈는 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에이치앤씨투자조합 1호'에 동일한 금액의 1회차 CB를 발행했다. 이 자금은 엔지스테크널러지를 거쳐 멜콘 지분을 인수하는 데 쓰였다. 이후 엔지스테크널러지는 지배력을 확보한 멜콘을 통해 에이치앤씨투자조합 1호가 인수한 엔지스시스템즈 1회차 CB를 이듬해 1월과 4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전액 인수했다.
일련의 거래를 두고 한정 의견이 표출되면서 엔지스테크널러지는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엔지스테크널러지는 2020년 12월 멜콘 지분 일부를 약 182억원에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앞서 엔지스시스템즈 대상으로 발행했던 9회차 CB를 상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엔지스테크널러지는 멜콘 투자에 대해 '관계사 지분 강화'라고 공시했다. 다만 이 투자금의 원천이 법원에서 인가한 회생계획과는 다소 달리 활용됐다는 데 논란도 예상된다.
엔지스테크널러지는 지난 9월 22일 10회차 CB를 발행해 다산네트웍스로부터 120억원을 차입했다. 회생 절차를 밟던 엔지스테크널러지는 CB를 발행하면서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통해 사채 인수대금을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 조기 변제에 우선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엔지스테크널러지 등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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