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컷 진입에 시딩자금 잇단 회수…PBS-운용사 ‘난감’ 손실률 15% 가이드라인…회수시 재투자 ‘요원’
이민호 기자공개 2022-10-14 08:13:01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PBS가 헤지펀드에 투입한 시딩자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특히 롱온니(Long only) 펀드에서 시딩자금 회수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국내외 증시가 크게 부진하면서 특히 헤지 전략을 실시하지 않는 롱온니 펀드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큰폭으로 하락한 탓이다.

헤지펀드 시딩은 △대차·신용공여 △차익거래 △스왑 △마케팅 △수탁연계 등 PBS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PBS 사업자는 고객인 자산운용사와의 관계 형성과 수익원 확보 측면에서 활발한 시딩 정책을 펼쳐왔다. 자산운용사로서도 헤지펀드에 시딩자금을 유치하면 리테일 판매 이전이라도 트랙레코드를 쌓거나 원하는 수준의 자산배분을 수행할 수 있고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딩자금은 PBS 자체 북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PBS로서도 유망한 헤지펀드를 제대로 골라낸다면 본부 차원의 수익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반면에 자체 북을 이용하는 탓으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오롯이 본부 실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엄격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두고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시딩자금 회수 여부를 결정하는 로스컷(loss cut) 기준을 포함하고 있다. 대부분 PBS는 손실률 15%를 로스컷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시딩자금의 손실률이 15%를 일단 터치하면 회수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과거에는 손실률 15%를 터치해도 자산운용사와의 협의로 회복을 위한 유예 기간을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유예 사례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증시 난조로 시딩자금 회수가 잇따르면서 PBS와 자산운용사간 잡음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PBS로서는 자체 북에서의 한정된 자원을 이용하는 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특정 펀드나 자산운용사에 시딩이 편중돼서는 안될 뿐더러 일정 수준을 넘어간 손실을 계속 감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에 PBS 자체 북은 담당 부서인 PBS에서 1차 리스크 관리를 수행하지만 본사 차원에서 2차 리스크 관리에 개입하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 철저히 따를 수밖에 없다.
반면 자산운용사는 시딩자금에 대한 엄격한 회수 기준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롱온니 펀드의 경우 향후 증시가 반등 흐름을 타면 수익률 회복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시딩자금까지 회수해가면 회복의 발판마저 잃게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PBS가 시딩자금을 한 번 회수해가면 향후 다시 투입한 사례가 사실상 없는 만큼 자산운용사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PBS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에서 시딩자금 회수를 유예해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 만큼 부득이 회수할 수밖에 없다”며 “자산운용사는 PBS의 고객이므로 관계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시딩자금을 회수할 때는 PBS와 자산운용사 양쪽이 모두 난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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