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그룹 인적분할 진단]남겨진 3세 문윤회 대표 승계 밑그림은③'아주글로벌' 후계구도 구심점 역할, 분할 신설법인과 합병 등 시나리오 무성
이호준 기자공개 2022-10-13 07:37:07
[편집자주]
아주그룹은 2013년 5월 신아주그룹 등과 분리된 이래 10년간 대규모 개편이 없었던 곳이다. 핵심사업인 건자재(레미콘)를 중심으로 매출을 일으킬 뿐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도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런 아주그룹이 사업형 지주사인 아주산업을 인적분할하며 변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 더벨은 아주그룹이 준비하는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07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산업의 인적분할로 경영권 승계가 어떤 구도로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은 최대주주이자 오너로서 그룹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올해 72세인 만큼 승계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이번 분할을 사업 재편을 넘어 승계 측면에서도 같이 들여다봐야 하는 배경이다. 일부에서는 인적분할 절차가 마무리 되면 종속 및 신설법인이 3세인 문윤회 아주컨티뉴엄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주글로벌과 합병하는 그림을 생각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승계 감안한 인적분할?
현재 아주그룹의 지배구조는 문 회장이 최대주주(95.48%)인 아주산업과 장남 문 대표가 최대주주(69.09%)인 아주글로벌 두 축으로 나뉜다. 특히 아주글로벌은 문 대표가 운영하는 호텔사업 아주컨티뉴엄을 지배 아래 두고 있다.
아주글로벌이 그룹 승계에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글로벌은 계열사에 핵심 사업을 모두 넘긴 채 별다른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별도 기준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회사가 장부에 기록한 영업수익은 0원이다.
그룹의 핵심인 아주산업과 합병 가능성이 열려있다. 지주사 역할을 해 온 아주산업은 앞으로 레미콘 사업만을 영위하게 된다. 아주글로벌로서는 자산가치가 높은 지주부문 ㈜아주보다 수익가치가 높은 사업부문 아주산업과의 합병이 비율 산정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아주산업은 1조6634억원, 아주글로벌은 4455억원의 자산총계를 기록했다. 4배 차이가 나지만 지주사 부문을 떼어내는 아주산업은 자산 감소가 불가피하다. 아주글로벌이 자회사 지분 취득 등으로 향후 격차를 좁힐 수도 있다.
여기에 아주산업은 최근 차등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문 회장의 동생 문재영 신아주그룹 회장 측 지분율은 9.8%에서 0%로 줄었다. 아주산업은 문 회장의 지분율(95.48%)이 그만큼 늘어나 합병을 위한 완벽한 토대가 마련된 상황이다.
다만 문 회장이 지분을 직접 물려주거나 지주부문인 ㈜아주와 합치는 등의 승계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아주글로벌은 일부 회사 지분을 보유한 채 투자회사 역할만 하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존속법인 ㈜아주와 포지션이 겹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주글로벌과 아주산업이 외형을 더 확장하는 방식으로 신용도 등을 개선할 수 있지 않겠냐"라며 "다만 합병을 통한 승계가 이뤄진다면 향후 인적분할이 끝나고 구체적인 비율을 산정해 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과연 준비됐을까

인적분할과 함께 관심이 가는 건 승계시점이다. 3세인 문 대표의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아주컨티뉴엄은 수 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승계구도가 본격 가동된다고 해도 그룹의 베테랑 경영인들이 그를 신뢰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저조한 수익성과 과도한 빚부담이 눈에 띈다. 아주컨티뉴엄은 아주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호텔사업을 영위 중이다. 문 대표가 35살이던 지난 2015년부터 8년 가까이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다.
아주컨티뉴엄의 2021년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자산 4255억원 중 부채가 2655억원에 달한다. 사업 시작 당시 국내 2곳, 해외 6곳의 호텔을 운영·투자를 해왔지만 지금은 국내 1곳, 해외에는 4곳의 호텔만 남아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92억원, 영업손실은 1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60억원 늘었고 적자폭은 110억원 줄였다. 공교롭게도 문 대표가 아주컨티뉴엄 사내이사에 취임한 2018년부터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아주산업의 인적분할을 계기로 문 대표의 경영능력에 생기게 될 변화가 주목된다. 현재 존속법인 ㈜아주는 자회사 관리 및 인수합병(M&A) 매물 물색 등으로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호텔 사업 투자 등 그간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았던 문 대표가 무게를 덜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호텔사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차츰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구석이다.
아주산업 관계자는 "때가 되면 승계가 이뤄지겠지만 당장 능력을 쌓고 배우는 게 우선"이라며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진행한 건 핵심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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