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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 품는 롯데, 신동빈·김교현 ‘뚝심’ 통했다 외부 변수 불구 인수 의지 확고, 최고경영진 딜 직접 챙겨

이영호 기자공개 2022-10-12 08:07:27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인수 의지 속에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외풍 속에서도 롯데케미칼은 인수전을 완주하며 일진머티리얼즈를 손에 넣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11일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이사회 의장의 보유 지분 53.3%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협상은 8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진 한글날 연휴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도 계속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정오 즈음 협상을 마무리지으면서 일진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 품에 안기게 됐다.

이번 딜은 롯데그룹의 ‘뚝심’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딜 초반부터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가 각축전을 벌이면서 이목을 끌었다. 일진머티리얼즈 대주주인 허 의장의 지분이 갑작스럽게 시장에 나오면서 투자 검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딜 초반부터 롯데를 비롯해 LG화학, 효성, 코오롱 등 국내 굴지 SI가 인수를 타진했다. 해외 SI 역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원매자 중에는 FI도 적잖았지만, 조 단위 설비투자(CAPEX)가 뒤따라야 하는 업종 특성상 SI가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 폭락 등 외부 변수 속에서도 롯데케미칼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수 의향을 꺾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신 회장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직접 챙겼다. 덕분에 부족한 시간 속에서도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김교현 부회장이 현장에서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롯데케미칼은 초기 인수 타진, 협상 전담 조직 구축 등 인수전 내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진정성이 매각 측에도 전해졌다. 대주주 지분을 넘기는 허 의장으로서도 일진머티리얼즈가 매각 후 스케일업하는 구도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배터리 사업에 이해도가 높고 일진머티리얼즈를 그룹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았다는 점을 적극 어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허 의장이 지분을 매각할 명분이 충분해졌다는 해석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다른 원매자들이 주가 급락, 시장 불안정 등을 이유로 일진머티리얼즈 딜에서 손을 뗀 반면 롯데는 딜을 완주했다”며 “국내 SI가 인수 의지를 갖고 초지일관으로 딜에 임할 경우 승률이 높다는 사실을 이번 인수전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숏리스트는 3파전이었다. 딜 초반 관심을 보였던 투자자 상당수가 급변하는 시장과 매각가 이견 등으로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베인케피탈이 인수 의지를 보이며 뒤늦게 숏리스트에 들어갔지만, 최종적으로 SI 3사간 경쟁으로 좁혀졌다. 롯데케미칼 외 인도 기업과 영국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실질적으로는 롯데케미칼과 인도에 기반을 둔 원매자 간 양자 경합이었다. 인도 SI는 아디뜨야 벌라 그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큰 무리 없이 딜 클로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수가 2조70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롯데케미칼이 에퀴티로 충당하고, 일부 금액만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 빅딜을 성사시킨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숨은 승자로 지목된다. 통상적으로 매각자문은 거래 규모의 1% 내외로 수수료를 받는다.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성사로 상당 수익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반기 주요 딜인 메디트 매각을 주관하는 만큼, 연말에 또 다시 시장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에서 메디트 매각가는 최대 4조원 규모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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