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아베오 인수]FDA 승인 치료제 확보에 SPC 앞세운 이유는아베오,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 보유…존속법인 남아 승인 유지
김동현 기자공개 2022-10-24 07:44:43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13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회사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 아베오가 SPC를 흡수합병한 후 존속법인으로 남는 방식이다. 이는 아베오가 보유한 허가와 상표 등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방안으로 보인다.LG화학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미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5억6600만달러(약 8131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하는 지분은 100%로, LG화학은 "미국 항암치료제 시장 진입"을 위해 지분을 인수한다.
이번 인수는 LG화학 자회사 및 SPC, 아베오 사이의 '역삼각 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LG화학의 미국 생명과학 자회사 LG Chem Life Science Innovation Center(LG CBL)는 특수목적법인인 'Acacia Acquisition Sub, Inc.(Merger Sub)'를 신규 설립한다.
Merger Sub는 아베오에 흡수합병되고 LG CBL이 보유한 Merger Sub의 주식 100%는 존속법인인 아베오 주식으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아베오는 LG화학의 손자회사이자 LG CBL의 자회사가 된다. LG화학은 LG CBL에 출자해 아베오의 기존 주주에게 합병대가를 지급하면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다.

LG화학이 복잡한 역삼각 합병 방식을 택한 데는 아베오의 FDA 승인 신약과 상표 등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에서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던 역삼각 합병 방식은 2016년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활용하며 알려지게 됐다.
당시 삼성전자 역시 하만 인수를 위해 '실크(Silk)'라는 SPC를 설립했고, 실크가 하만에 흡수합병되며 하만은 존속법인으로 남았다. 일반적인 정삼각 합병의 경우 인수 대상 법인이 소멸해 인허가·상표·특허 등의 권리를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역삼각 합병을 통해 JBL, 바워스앤윌킨스(B&W), 뱅앤올룹슨(B&O) 등 하만의 오디오·자동차 전장 브랜드의 권리와 고객사 계약 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올해 진행된 네이버와 아모레퍼시픽 등의 북미 회사 인수 과정에서도 역삼각 합병 방식이 채택됐다. 네이버는 미국 개인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하며 SPC인 프로톤 패런트를 설립했고, 아모레퍼시픽도 미국 화장품 제조사 타타 내추럴 알케미를 인수하며 SPC를 설립했다. 이 역시 미국 현지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LG화학은 이번에 역삼각 합병을 통해 아베오를 존속법인으로 남겨 아베오의 승인 신약과 상표 허가 등을 유지할 전망이다. 아베오는 지난해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의 미국 FDA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임상개발 단계인 다른 항암 파이프라인 외에도 포티브다 제품을 확장한 3건의 추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전임상부터 임상, 허가, 제품 생산 및 시판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제약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LG화학은 현지에 빠르게 진입해 자리 잡기 위한 방안으로 아베오를 존속법인으로 남겨둔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은 아베오 인수 결정의 이유로 '현지 특화 상업화 역량'을 꼽기도 했다. 포티브다를 바탕으로 한 추가 파이프라인이 임상단계에 있는 만큼 포티브다의 FDA 승인을 유지하고 향후 이를 활용한 제품 생산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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