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를 움직이는 사람들]2조 반도체 기판 투자 이끄는 김성진 부사장②삼성전자 지원부서 출신 재무전문가, 전례 없는 대규모 투자 후속관리
원충희 기자공개 2022-10-27 13:06:07
[편집자주]
삼성전기는 1988년 국내 최초 초소형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하면서 일류 부품회사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MLCC, 인쇄회로기판(PCB), 카메라모듈 등에서 글로벌 수위권에 안착했다. 이제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에 조 단위 투자를 단행했다.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IT기기 불황을 타개하려는 삼성전기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5일 14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3000억원, 올 3월 부산사업장에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지기판 투자를 발표했다. 이어 6월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에 투입되는 금액만 1조9000억원에 이른다.삼성전기에서 한 사업분야에 이 정도 투자를 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환율상승, 금융경색 등 시장에 불안감이 감도는 가운데 이 정도 대규모 투자로 인해 후속 재무관리가 중요해진 것은 당연한 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성진 부사장(사진)을 주목하는 이유다.
◇IT세트향 매출 부진, 서버·전장으로 방향 선회
1965년생인 김성진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지원팀장 △경영지원실 글로벌지원그룹장 △생활가전사업부 지원팀장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으로 건너왔다.

주로 지원부서에 근무하면서 사업과 재무감각을 키워온 그가 CFO로 취임한 시점은 삼성전기가 대규모 투자를 모색할 때였다. 작년 12월에 베트남 반도체 패키지기판 생산법인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지난 3월 부산사업장에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지기판 투자를 발표했다. 6월에도 반도체 패키지기판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거의 2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다. 삼성전기 내에서 특정사업부에 이 정도 금액을 몰아서 투자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주력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도 1~2년 내에 이런 규모의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게 삼성 안팎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기판 부문에 이렇게 투자하는 배경은 주요 매출처인 IT세트(완제품) 시장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PC 재고가 쌓이면서 세트업체들이 생산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런 탓에 MLCC, 반도체 기판 등 IT 범용품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상태다. 반면 서버·전장용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터라 일종의 방향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의 매출 감소 기조가 나타나고 카메라모듈(광학솔루션) 역시 중국 스마트폰의 부진 영향을 받았다. 이와 달리 주문량이 몰리고 있는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생산능력 향상이 필요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환율·금리 등 시장환경 불안, 거액투자 후속관리 필요
삼성 전자계열사들은 특유의 보수적 재무관리로 자금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삼성전기라 해도 이 같은 조 단위 투자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전기는 6월 말 기준 1조6231억원의 순현금과 연평균 1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현금흐름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자본적지출(CAPEX)이 연간 7000억~8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이 전년보다 저조해진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투자로 CAPEX가 늘면서 6월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전년대비 93% 감소한 146억원을 기록했다. 거액의 투자 이후 여파를 관리하는 게 중요해진 시점이다.
아울러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환율급등, 금리상승, 미중갈등, 러우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침체되고 경기불안이 시장을 덮쳤다. 시중자금이 말라붙었고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마저 현금 확보에 나선 형국이다. 이 같은 환경으로 인해 재무라인, 더 올라가면 결국 CFO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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