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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플랫폼 유니버스]'기업가치 2조' 버킷플레이스, '해외 공략' 적자늪 탈출할까②8년 연속 손실누적 재무 악화, 일본 이어 동남아 노크 '성장 모멘텀' 모색

김규희 기자공개 2022-10-31 08:03:03

[편집자주]

온라인 플랫폼이 의식주 등 삶의 깊숙한 영역까지 침투해 국내 소매 유통 시장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유통의 주류가 대형화와 입지, 집객 등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차별화된 상품과 표준화, 편의성 등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 토대로 플랫폼 기업들은 리빙과 여행, 자동차, 중고거래 등 각기 다른 영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소매 유통의 패더라임을 바꾸고 있는 주요 플랫폼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의 현주소와 방향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7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가치 2조원을 인정받고 있는 오늘의집(법인명 버킷플레이스)의 아쉬운 점은 수익성이다. 2014년 출범 이후 매년 덩치를 키워왔지만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재무상태도 취약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버킷플레이스는 아직 단기적 수익성 개선에 몰두할 단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외형 확장 기조를 유지해 사세를 계속 키운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새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방침이다.

◇ 작년 결손금 546억, 부채비율 524%…재무상태 취약

버킷플레이스의 매출액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한지 3년째인 2018년 매출액 72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9년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배 이상 뛰었다. 2020년 759억원, 2021년 117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는 좋지 못했다. 외형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적자 폭이 갈수록 커졌다. 주목할만한 점은 영업손실액 증가 추이가 매출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2018년 16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액은 2019년 49억원, 2020년 10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8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재무상태도 취약한 편이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결손금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8년 결손금 총액은 25억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 7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0년 168억원, 2021년엔 546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 만에 2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매년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자본잠식 가능성과 거리가 멀지만 자본총계는 계속 감소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0년과 지난해 말 각각 880억원의 주식발행초과금을 기록했지만 결손금이 급증한 탓에 자본총계는 715억원, 338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좋지 않다. 2018년 부채비율은 108%로 건전한 수준이었지만 2019년 금융부채 미지급금 365억원 계상으로 993%로 껑충 뛰었다. 2020년엔 부채총계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1122억원으로 늘었지만 자본총계도 715억원으로 증가해 부채비율이 157%로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단기차입금 90억원 등 영향으로 다시 524%로 올랐다.

객관적인 재무상태는 좋지 못하지만 유니콘에 등극한 스타트업의 성장통으로 분석된다. 버킷플레이스는 매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새 비즈니스 기회를 엿봤다. 오늘의집은 2020년부터 물류조직을 구성하고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직접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와 운송비, 인건비 등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2021년에는 두 차례 인수합병에 나서며 사세 확장을 시도했다. 2021년 8월 집수리 스타트업 ‘집다’를 인수한 데 이어 생활수리 서비스를 론칭했다. 그해 11월에는 싱가포르 온라인 가구 플랫폼 ‘힙밴’을 품에 안았다. 올해 1월 출시한 이사 서비스를 위한 비용 증가도 피할 수 없었다.

<자료=감사보고서>

◇ 외형확장 기조 유지, 새 성장 모멘텀 '해외 진출'

버킷플레이스는 여전히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다양하게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기적 수익 개선에 몰두하기보다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혁신에 집중할 방침이다.

새 성장 동력은 해외 시장 진출이다. 버킷플레이스는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온라인 가구 플랫폼 ‘힙밴’ 인수를 통해 해외 진출 의지를 내비쳤다. 동남아 허브 역할뿐 아니라 선진화된 시장을 갖춘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아시아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사업 전략은 올해 상반기 진행된 시리즈D 투자 유치 과정에서 본격화됐다. 버킷플레이스는 지난 5월 국내외 투자사들로부터 2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 BRV캐피탈매니지먼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벤처투자 자회사 버텍스그로스(Vertex Growth), 실리콘밸리 투자사 BOND 등 다수의 해외 투자사을 유치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싱가포르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 세계 유저들이 오늘의집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집들이’를 즐기고 다양한 인테리어 콘텐츠 및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버킷플레이스는 지난 8월 일본에서 ‘오하우스(oHouse)’를 공식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초 계획과 다르지만 일본 유저 성향이 인테리어 시장에서 국내 유저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일본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점차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M&A를 통해 인수한 힙밴 등 자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단기적 수익 개선을 위한 운영보다는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외 진출을 위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언어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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