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스왑’ 카카오 vs ‘현금동원’ 네이버, 결 다른 M&A 전략 득실은 플랫폼 기업 인수 공통점, 침체기 리스크 관리엔 지분스왑 '유리'
이영호 기자공개 2022-10-31 08:11:4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플랫폼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섰다. 네이버는 미국 포쉬마크를 사들이는데 조 단위 현금을 투입했다. 카카오는 크로키닷컴 인수 전략으로 지분스왑을 택했다. 두 전략 모두 장단이 다르지만 현 시점에서는 지분스왑 방식이 재무 안정성, 리스크 회피 측면에서 보다 유리하다는 평이다.◇플랫폼 기업 사들인 양사, 상반된 접근법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네이버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쉬마크를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자금은 전액 현금으로 충당했다. 인수 결단에는 포쉬마크 주가가 충분히 낮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9월까지 주가가 10달러 초중반에 머물렀던 포쉬마크는 인수 공식화 후 주가가 17달러로 급등했다.
매입 대상 포쉬마크 주식 수는 9127만2609주다. 인수가를 고려했을 때 주당 약 17.5달러를 주고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 주가에서는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 하방 여부가 지속적인 리스크로 남아있다.
포쉬마크 인수가에는 평가가 엇갈린다. 투자자들이 환호한 포쉬마크와 달리 네이버 주가는 인수 발표 당일에만 9% 가까이 빠지는 등 급락을 거듭했다.
지난해 카카오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을 현금을 쓰지 않고 지분스왑 방식으로 인수했다. 카카오스타일과 크로키닷컴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현금 올인'을 택한 네이버와는 상반된 행보다. 당시 크로키닷컴 기업가치는 9000억~1조원 수준이다.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로부터 스타일사업 부문(카카오스타일)을 인적 분할했다. 카카오커머스 기업가치는 약 5조2000억원이며 카카오스타일 가치는 1조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서정훈 대표 등 크로키닷컴 주주들은 경영권 매각 대가로 카카오스타일 주식을 손에 넣었다. 크로키닷컴과 카카오스타일 기업가치가 엇비슷한 만큼 카카오 측과 엇비슷한 지분을 가져갔다. 현재 카카오스타일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51.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48.68%의 지분이 크로키닷컴 주주들 몫이 됐다.
◇상승기엔 현금매수 유리하지만 하락기엔 지분스왑이 안정적
플랫폼 기업 가치는 투자시장 사이클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호황기에는 기업 밸류가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반대 경우엔 급격하게 평가절하된다. 이 때문에 변동성이 특히 큰 매물로 분류된다.
인수자가 현금매수를 택할 경우 지분율 하락 없이 피인수기업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 손익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만큼, 투자 호황기에는 가치상승분이 수익으로 잡힌다. 기업 실적에 플러스 요인이다. 시장 상방이 열려있다면 현금 투입이 유리한 전략이 된다.
불황기에 접어들 땐 평가손실이 재무 부담으로 작용한다. 평가손을 실적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원활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거액의 현금 동원으로 기업 전체가 흔들릴 위험이 생긴다.
지분스왑은 반대다. 호황기엔 불리한 선택지가 된다. 지분스왑으로 내준 주식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인수자 입장에선 비싼 가격을 주고 매입한 셈이기 때문이다. 현금이 부족하다고 무턱대고 지분을 내줬다간 향후 기업 지배력이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대신 리스크 헤지와 재무 관리에는 유리하다. 자본시장 향방이 불확실하거나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면 매수자는 유리한 입장에 선다. 기업가치가 하락하더라도 평가손실액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업가치가 떨어진 만큼 저렴한 가격에 기업을 매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는 지분스왑 인수로 플랫폼 기업 버블 피해에서 비껴갔다. 시장 호황기에 플랫폼 기업에 투자한 곳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장은 "현금인수를 선호하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금, 지분을 적절히 조합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시기에 따라 유불리가 있을 수 있지만 특정 M&A 전략이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지분스왑은 주주가 기업 성장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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