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악사의 딜레마]부족한 선택지, 금융당국과 줄다리기 이어가나②업계 최하위 성적에 리테일 자금유입 '난망'
조영진 기자공개 2022-12-07 08:17:50
[편집자주]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신규 공모펀드 출시를 위한 사전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소규모펀드 비율을 맞추기 위해선 유명무실한 TDF(타깃데이트펀드) 상품을 정리해야 하는데, 갈수록 커지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순 없는 상황이다. 더벨은 진퇴양난에 놓인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세편에 걸쳐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9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진한 성과에 리테일 자금 유입이 요원해지면서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소규모펀드 해소를 위해 모자형 전환을 다시 한 번 시도할 전망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투자대상 변경 이슈가 발생할 것을 염려해 한 차례 반려 조치한 만큼 추가적인 줄다리기가 예상된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악사평생든든 TDF 2025-50' 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지난 11월 초 기준 업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3년 성과가 집계된 TDF 상품 가운데 모든 빈티지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빈티지별로는 2025 상품군에서 최근 3년 수익률 -6.5%를 기록하며 업계 최상위인 '미래에셋전략배분 TDF 2025'(+12.6%)와 20%포인트 가까이 벌어져 있다. 2030-2045 또한 미래에셋 TDF에 비해 22~26%포인트가량 뒤쳐질 뿐만 아니라, 2050 상품은 '한국투자TDF 2050' 대비 30%포인트 넘게 차이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TDF 2025-2050의 모자형 전환을 반려당한 교보악사 입장에선 소규모펀드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리테일 자금 유입이 절실하다. 다만 타 상품과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진 마당에 교보악사에 자금을 납입할 개인투자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펀드 분류가 동일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TDF와도 최근 3년 수익률이 10~15%포인트가량 벌어져 있다. 혼합-재간접형에 모투자신탁을 포함하지 않는 키움운용은 투자대상, 투자국가, 운용사 AUM 규모 등 세부적인 ETF 투자 유니버스를 구성해 기준에 부합하는 상품 위주로 TDF를 운용해왔다.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ETF들 또한 시가총액 규모가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반면 교보악사는 AXA World 펀드로 초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게 실적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악사자산운용(AXA IM)의 시딩 자금이 이탈하기 전까지만 해도 AXA 펀드의 비중이 TDF 포트폴리오의 50%를 웃돈 것으로 관측된다.
교보악사가 AXA IM을 자문사로 선정해 펀드를 구성할 당시 자율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다소 상반된 결과다. 자산운용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악사는 올해 들어서야 TDF 포트폴리오에서 AXA 펀드의 비중을 크게 줄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최근 6개월 성과도 업계 평균 수준까지 반등한 상황이다.
하지만 리테일 자금 유입세는 여전히 요원하다. 생애주기를 반영한다는 TDF의 컨셉에 맞춰 최소 3년 이상의 누적수익률이 평가지표로 통용되는 만큼, 성과 순위를 뒤집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교보악사운용 TDF 총설정액은 지난 10월 말 220억원 수준으로, 1년 전 430억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펀드 설정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유출입이 드물었다는 점도 교보악사엔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교보악사의 TDF 초기 설정원본 372억원 가운데 360억원은 AXA IM, 12억원은 교보악사의 자기자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눈에 띄는 리테일 자금 유입 없이 AXA IM이 일부 자금을 회수해가면서 TDF 2030, 2035, 2040, 2050이 소규모펀드로 지정됐다.
교보악사에 남은 선택지는 자기자본 추가투입 혹은 모자형 전환 강행이다. 4개 TDF의 소규모펀드 지정을 해소하려면 최소 10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 투입이 요구되는 만큼 모자형 전환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악사 측 또한 현재 모자형 전환을 최우선순위로 놓고 금융당국의 허가를 위해 내부 논의를 지속 중인 상황이다.
다만 기존 투자설명서와 반하는 운용이 일시적으로나마 발생할 것을 우려하며 금융당국이 모자형 전환을 한 차례 유보한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당초 교보악사는 혼합자산-재간접형으로 구성된 2025-50 빈티지 모두를 주식형, 채권형 모펀드 아래 자펀드로 재편함으로써 소규모펀드 이슈를 해소하려 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이익률 업계 톱인데 저평가 여전…소통 강화하는 OCI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대외 첫 메시지 낸 최창원 의장의 속내는
- 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조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주주제안에 귀기울일 용기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DB운용, 주주제안·경영권분쟁 표대결서 '소신발언'
- 회계법인 해솔, 부동산 타당성 자문 업무협약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브이아이운용, 현대엘리 표대결서 이사회측 손들었다
- [헤지펀드 기관 LP 동향]신한증권, 부실자산 대거 상각
- [2분기 추천상품]6곳 가판대 구성 변화…판매사 선택 '천차만별'
- [운용사 배당 분석]'무배당 기조' 브이엠운용, 자본 재투자로 수익창출
- [헤지펀드 기관 LP 동향]한투저축은행, 출자금 3년새 10배 '껑충'
- [헤지펀드 기관 LP 동향]삼성증권, 실물자산 투자로 사모펀드 접점 확대
- [헤지펀드 기관 LP 동향]한국증권, 부동산펀드 자산가치 줄상각